[스포츠조선 박현택 기자]'런닝맨'이 다시 달린다. 절실한 선택이다.
SBS 측은 24일 보도자료를 내고 "런닝맨 종영을 아쉬워하는 국내외 팬들의 목소리에, SBS와 6인의 런닝맨 멤버들은 현재 멤버 그대로 런닝맨을 계속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라고 전했다. 올해 초부터 6인의 멤버를 각각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었다는 신임 예능본부장의 리더십과 추진력, 거기에 멤버들의 절치부심이 합해진 결과다.
결국 SBS는 자사 최고의 예능 브랜드를 지키게됐지만, '꽃길'만이 예상되는 상황은 아니다. '런닝맨'의 자존심은 구겨진 지 오래다. 모든 방송국이 사활을 걸고 달려드는 주말 예능 시장에서 '런닝맨'은 동시간대 시청률에서 3사 중 최하위 성적을 내고 있다.
호평보다 혹평이 많은 신생 예능 MBC '은밀하게 위대하게'에도 (평균 7%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밀리는 시청률(평균6%대)은 뼈아프다. 뾰족한 '역전의 묘수'는 보이지 않고, 갖은 처방을 가해도 두 자릿수 시청률은 나오지 않았다. '게스트를 남발하지 말라'는 애청자들의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명 아이돌을 어렵게 모신 회차에서는 오히려 시청률이 소폭 하락하는 쓴 잔도 여러 번 들이켰다.
결국 지난해 연말에는 야심차게 '유재석 X 강호동'이라는 조합을 완성하고 일부 멤버와 이별하며 새 출발 하는 계획을 세웠지만 어설픈 일 처리로 '사단'이 났다. 비판이 쏟아지자 "종영하겠다"는 선언을 했고, 이제 다시 번복한 상황일 뿐 기뻐할 때는 아니다.
이제 다시 달리게 됐지만, 그것이 대한민국 최고 시청률 예능 KBS 2TV '1박2일'과 '은밀하게 위대하게'의 단골 손님을 빼앗아 올 수 있는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의미. 남승용 본부장은 새 멤버 영입의 가능성도 시사했지만 그 역시 시청률 반등으로 직결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리얼 버라이어티의 최초 기획안이나, '기획의도'는 한 줄이면 족하다. 절묘한 포맷이나 장치적 요소가 없이 '멍석을 깔아주는 것'이 사실상 전부. 바꿔말해 리얼 버라이어티의 생명은 멤버이며 케미다. 케미가 좋으면 '뭘 해도' 재밌다. 멤버끼리 모여서 그 흔해빠진 '쿵쿵따'를 하거나 밥만 지어 먹어도 시청자들은 미소를 짓는다. '런닝맨'이 SBS의 간판이자 '1박2일', '무한도전'의 라이벌이며 중국을 호령하던 시절이 그랬다.
언제부터인지 '런닝맨'의 멤버들은 생기를 잃었다. 각자가 담당하던 캐릭터도 '흐지부지' 됐고, 서로를 바라봐야 하는 눈은 게스트를 향했다. 또한 어느 순간부터는 '런닝'(달리기)자체도 줄어서, 우리가 '런닝맨'을 즐겨보던 이유와 타 예능과의 차이마저 잊게 했다. 어쩌면 새 멤버는 필요없다. 특단의 조치는 이미 수 없이 가해봤다. 결국 예전의 케미를 되찾는 것 만이 '런닝맨'이 다시 달릴 수 있는 방법이다.
ssale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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