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어디에서도 본적 없는 홍길동이 나타났다.
MBC 새 월화극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이하 역적)'이 30일 첫 선을 보였다. '역적'은 폭력의 시대를 살아낸 인간 홍길동의 삶과 사랑, 투쟁의 역사를 다룬 작품이다. 이제까지 홍길동을 모티브로 한 작품은 많았다. SBS '홍길동'(1998), KBS2 '쾌도 홍길동'(2008), 영화 '탐정 홍길동:사라진 마을'(2016) 등이 모두 홍길동을 주인공으로 삼았다. 그러나 해당 작품들과 '역적'이 궤를 달리하는 대목은 바로 사실에 근간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까지 홍길동을 다룬 작품들은 모두 허균의 '홍길동전'을 토대로 삼았다. 그러나 '역적'은 연산조에 실존했던 인물 홍길동의 삶과 투쟁을 그린다. 이를 통해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를 수 없는…'에서 시작해 끝나는 게 아니라 천민의 자식임에도 신분의 굴레를 넘어 민심을 사로잡은 홍길동의 인간애를 조명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홍길동과는 너무나 다른 캐릭터인 셈이다.
그만큼 '역적'을 향한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쏠렸던 게 사실이다. 허구가 아닌 역사적 사실을 고증한 퓨전 사극이라는 점, 소설 속 인물이 아닌 실제 홍길동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익숙한듯 낯설게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역적'의 홍길동은 처음부터 아주 매력적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아역 배우 이로운은 귀엽고 순수한 '아기 장수' 홍길동으로 완벽 변신했다. 아버지 아모개(김상중)의 넘치는 사랑 속에서 해맑게 자라난 아이 홍길동의 모습은 사랑스러움 그 자체라 시청자를 엄마 미소 짓게 했다. 아모개 역의 김상중과 이로운이 펼치는 다정다감 코믹 부자 케미는 '역적'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요인이 됐다. 그러면서도 '아기 장수'의 비극적인 운명 앞에서는 처연한 모습을 보였다. 주인집 아들의 도발에 넘어가 힘자랑을 한 댓가로 손을 잃게될 위기에 놓이자 서럽게 우는 장면은 시청자를 안타깝게 했다.
성인 홍길동 역을 맡은 윤균상 또한 이로운의 바통을 이어받아 남다른 존재감을 뽐냈다. 피를 흘리며 활을 쏘는 모습은 앞으로의 전개를 궁금하게 했고, 연산(김지석)과 팽팽하게 대립하며 긴장도를 높였다. 특히 출신 성분을 묻는 연산에게 "난 고려 왕족의 후손도, 정승 판서의 서자도, 몰락한 양반가의 자식도 아니오. 난 그저 내 아버지의 아들이다. 내 아버지는 씨종 아모개"라고 맞서는 모습은 이제까지 본적 없는 카리스마를 느끼게까지 했다. tvN '삼시세끼'에서 순진무구한 '?吠?으로 사랑받았던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이에 윤균상은 단 5분 간의 짧은 등장만으로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성공했다. 지상파 드라마 첫 타이틀롤 도전에서 일단 합격점을 받아낸 셈이다.
과연 '역적'이 끝까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 MBC 드라마 굴욕사를 끊어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역적'은 매주 월,화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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