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숙소에 들어가려다가도 선수 한명이 보이면 못들어가겠더라고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정치독립 원칙에 따라 정부의 도움도, 기관의 도움도 전혀 기대할 수 없었다.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전설적인 선수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 일본의 육상 영웅 무로후시 고지, 유럽올림픽위원회 선수위원장인 탁구 선수 출신 장미셸 세브(벨기에) 등 경쟁후보들과 인지도에서 상대도 되지 않았다. 유세는 훈련보다 더 힘들었다. 발 여기저기 굵은 물집이 잡혔다. 밤새 선수촌 방에서 물집을 터뜨렸다. 그때마다 그를 깨운 것은 '평생의 스승' 강문수 탁구대표팀 총감독이 강조하던 '원모어' 정신이었다. "하나 더, 한번만 더 하면 이긴다!" 몸에 밴 '원모어' 정신으로 날마다 다른 후보자들보다 한걸음 더 걷고, 한 선수를 더 만났다.
한발 더 움직인 유승민의 진심을 선수들은 알아봤다. 그는 후보자 23명 중 4명만이 선택받는 바늘구멍을 통과하며 2008년 문대성 의원 이후 한국인으로는 두번째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됐다. 문대성 위원의 임기 만료, 이건희 IOC위원의 건강악화로 비상 걸린 한국 스포츠 외교에 유승민의 당선은 금메달만큼 짜릿한 낭보였다. '스포츠 강국'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인 쾌거였다.
유승민 IOC 위원은 1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스포츠조선 제정 제22회 코카-콜라 체육대상 시상식에서 공로상을 받았다.
말쑥한 양복 차림으로 상을 받은 유승민 위원은 "이제 양복 입을 일이 많아졌다(웃음). 편하게 입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아마추어 종목 선수들을 격려하는 코카-콜라 체육대상이 22년 동안 이어진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공로하라는 의미로 상을 주신 것으로 안다"며 "오늘 아내가 함께 했다. 지난 6년 동안 깊은 내조를 해준 아내에게도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이 1년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민적 관심과 사랑이 필요하다.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이면서도 큰 부담이 되는 무대다. 부담감을 떨치고 축제 속에서 각자 목표를 달성하길 기원한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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