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종목 석권은 글쎄…"
자타공인 '세계최강' 한국 쇼트트랙은 동계올림픽에서만 금메달 21개를 목에 걸었다.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에서도 금빛 질주를 노리고 있다.
평창동계올림픽을 1년 앞두고 펼쳐진 2017년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은 '평창 전초전' 성격이 강하다. 한국은 '쇼트트랙 쌍두마차' 심석희(20)와 최민정(19)을 앞세워 메달 싹쓸이를 노렸다. 일각에서는 '전종목 석권도 가능하다'는 이른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막상 선수들은 고개를 갸웃했다. 심석희와 최민정은 한 입 모아 "전종목 석권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빙상연맹 관계자 역시 "당연한 금메달은 없다. 전종목 석권이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이유가 있었다. 한국 독주를 온 몸으로 막아서는 견제 세력, 중국 때문이다. 중국은 과거 양양A, 왕멍 등을 앞세워 한국의 독주를 견제했다. 이번에도 여자 500m 세계랭킹 3위 판커신 등을 앞세워 한국 견제에 나섰다. 문제는 실력이 아니라는 점. 중국이 내민 가로막기 카드는 바로 '나쁜 손'이었다.
21일 일본 홋카이도의 삿포로 마코마나이 경기장에서 펼쳐진 여자 쇼트트랙 500m 결선. 심석희와 판커신은 마지막 한 바퀴를 남기고 치열한 순위 다툼을 펼쳤다. 문제는 마지막 코너에서 발생했다. 레이스 막판 심석희가 스퍼트를 올리며 선두로 치고 나가려는 순간, 오른쪽에 있던 판커신이 왼손으로 심석희의 무릎 부근을 잡는 모습이 중계카메라에 포착됐다. 판커신의 손에 무릎을 잡히며 뒤로 밀린 심석희는 속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가까스로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장이쩌와 판커신이 나란히 1,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레이스가 끝난 뒤 심판들은 비디오 판독 끝에 판커신은 물론, 심석희에게도 실격을 선언했다.
빙상연맹 관계자는 "심판진에게 문의한 결과 마지막 코너에서 판커신을 뒤에서 인코스로 추월하려던 심석희의 동작이 반칙인지 여부를 놓고 비디오 판독을 했다. 이 과정에서 심석희의 동작이 반칙이라는 판정을 내렸고, 더불어 위험한 반칙을 한 판커신도 실격을 줬다"고 전했다.
심석희는 경기 뒤 "판커신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마찰이 있었는데 그 부분 때문에 서로 실격을 받은 상황이다. 중국의 견제를 충분히 대비하고 들어왔지만 그런 상황을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사실 판커신의 나쁜 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여자 쇼트트랙 1000m 결선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판커신은 박승희(25)의 옷을 잡아채려는 동작을 했다. 다행히도 판커신의 손은 박승희의 스피드를 따라잡지 못했지만, 잡혔다면 뒤로 넘어져 부상까지 입을 수 있는 큰 반칙이었다.
계속되는 중국의 나쁜 손. 그 덫에 걸린 한국 여자 쇼트트랙은 너무나도 아쉽게 금메달을 놓쳤다. 동시에 삿포로에서 노린 전 종목 석권의 꿈도 무산되고 말았다. 아쉬운 하루였다.
삿포로(일본)=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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