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은 지난달 12일 일본 오키나와 캠프부터 강행군을 이어오고 있다. 앞서 괌에서 선동열 코치의 지휘 아래 9명의 선수는 2월 1일부터 대표팀 훈련을 소화했다. 다른 선수들도 각 소속팀의 전지훈련 도중 대표팀에 합류했다. 한 달 정도 훈련을 진행해 온 상황이다.
대표팀은 오키나와 훈련을 마치고 지난달 23일 귀국해 고척돔에서 막바지 훈련에 전념중이다. 그 사이 쿠바와 호주를 상대로 3차례 평가전을 치렀고, 2일과 4일에는 상무, 경찰청과 공식 연습경기도 갖는다. 경기가 없는 날에는 고척돔에 나와 정해진 시간에 훈련을 실시한다.
그런데 조금씩 피로감을 호소하는 선수들이 나타나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대표팀은 오키나와 캠프때 이틀 휴식을 가진 것 말고는 훈련 또는 연습경기를 소화했다. 고척돔으로 훈련장소를 옮긴 뒤에는 정해진 휴식일이 없다. 오는 5일까지 훈련과 연습경기를 반복해야 한다. 6일 1라운드가 개막되면 9일까지 3경기를 치르고, 경기가 없는 8일에도 고척돔에 나와 오전 훈련을 실시해야 한다. 쉬는 날이 없다.
"아 글쎄, 태균이가 피곤하다고 하더라고. 이해가 안되는데 왜 피곤할까."
김인식 감독은 1일 서울 고척돔에서 선수들의 훈련을 바라보며 이같이 한마디했다. 김 감독이 김태균에게 몸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서슴없이 "감독님, 피곤해요"라는 답이 돌아왔다고 한다. 김태균은 쿠바, 호주와의 3차례 평가전에서 8타수 4안타 5타점을 때리며 절정의 타격감을 자랑했다. 대표팀 타자 중 가장 잘 치고 있는 선수 입에서 피곤하다는 말이 나왔으니 김 감독으로서도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김 감독은 "태균이가 피곤하면 다른 선수들은 어떻다는 말인가. 훈련량이 많은 것도 아니다. 여기 와서는 기껏해야 정해진 시간에 1시간30분 정도 밖에 안한다"면서도 "아무래도 왔다갔다 하고 예년보다 빨리 컨디션을 올려야 하니까 어려움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개별적으로 쉬는 날을 부여하기로 했다. 투수와 야수로 나눠 경기가 없는 날 출전하지 않는 선수들에게 휴식을 줄 참이다. 훈련일에도 일부 선수들을 아예 가볍게 몸을 푸는 수준으로 일정을 소화시킬 예정이다. 김 감독은 "대회 개막전까지는 선수마다 하루씩 쉬게 할 것이다. 대부분 피곤하다고 하니 컨디션을 조절해 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사실 선수들 사이에 '휴식이 보약'이라는 말이 떠오를 시점이기는 하다.
고척=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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