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대표팀 명단이 발표될 때만해도 최형우와 박석민이 주전 좌익수와 3루수로 나설 것을 의심한 야구팬은 없었을 것이다. 소속팀에서 가장 믿는 타자이기에 국제대회에서의 활약이 기대된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전지훈련과 평가전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파악한 한국 WBC대표팀 김인식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의외의 선택을 했다. 6일 열린 이스라엘과의 1차전서 최형우와 박석민을 빼고 그자리에 민병헌과 허경민을 투입했다.
최형우와 박석민의 현재 몸상태와 수비능력, 공격능력, 국제대회 경험 등을 볼 때 민병헌 허경민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 첫 경기라 수비와 경험을 생각한 김 감독의 결단이었다. 둘의 타격 컨디션이 좋았다면 당연히 선발로 기용됐겠지만 평가전서 보여준 모습이 예상에 못미친 게 영향을 끼쳤다.
이스라엘과의 경기를 여유있는 스코어로 승리했다면 최형우와 박석민이 경기 후반 대타로 나오면서 경기감각을 찾고 대회에 적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겠지만 경기가 끝까지 접전으로 이어지면서 둘은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결정적인 한방이 필요한 상황에서도 김 감독은 둘을 찾지 않았다.
8회말 1사 1,3루서 민병헌 타석 때나 10회말 1사 후 오재원 타석 때 장타력을 갖춘 둘이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김 감독은 이날 2안타를 쳤던 민병헌을 그대로 기용했고, 오재원 역시 교체 없이 타석에 세웠다.
둘이 경기에서 뛰지 못하고 경기는 끝났고, 곧바로 7일 네덜란드전이 기다리고 있다. 3번 김태균, 4번 이대호가 안타를 치지 못했기에 혹시나 라인업이 바뀔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경기후 인터뷰에서 "라인업 변화를 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실제 경기를 앞두고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지만 현재 라인업을 믿겠다는 뜻이 강했다.
네덜란드전에서 의외로 한국이 여유있는 스코어로 승리한다면 둘에게 기회가 올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스라엘전처럼 접전이 되면 김 감독이 둘을 기용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인 최형우와 박석민이 이번 WBC에서 자신의 실력을 보여줄 기회를 얻을 수 있을까.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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