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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제3회 대회 '타이중 참사'보다 이번 '고척돔 참사'는 더욱 뼈아프다. 단순히 홈에서 열린 대회여서가 아니다. 같은 탈락도 질이 다르다. 선수들이 투혼을 발휘해 정말 열심히 뛰다, 실력 차이로 지는 것이라면 누구든 박수를 보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서울 라운드에서 선수들이 나라를 위해, 정말 죽을 힘을 다해 뛰었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우리가 그들의 속마음을 100% 알 수는 없는 일이지만, 진정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은 건 사실이다. 팀의 간판타자라는 김태균(한화 이글스)는 네덜란드전을 앞두고 애국가가 울려퍼질 때 거수경례를 하는 장난을 했고, 선수들은 지고 있는 와중에도 덕아웃에서 웃음꽃 수다를 펼쳤다. 2006년 제1회 WBC 대회에서 우리가 일본을 꺾었을 때, 일본의 스타 스즈키 이치로가 분노하는 모습을 보고 '왜 저럴까' 생각을 했겠지만 이제는 그 이치로의 모습이 멋지게 느껴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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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WBC를 통해 우리 선수들이 지나치게 좋은 대우를 받으며 야구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장 눈앞에 있는 이익이 아니면, 굳이 내 몸을 희생하가며 뛸 필요가 있느냐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언제까지 태극마크를 가지고 구시대적 투혼 발휘를 요구할 수 없는 것도 맞지만,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너무 현실 이익으로만 대체하고 싶어하는 현 세대의 풍토도 안타깝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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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이번 대회 충격이 그리 크지 않을 수 있다. 시즌 개막 후 잘하면 분명 자신들에게 환호하고 박수쳐줄 팬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이번 대표팀에는 빠졌지만, 그동안 쭉 대표팀 생활을 해왔던 한 선수는 일전에 "WBC 대회는 오히려 부담이 안된다. 대회 때 못해 욕 먹어도 금방 시즌이 시작되면 잊혀지기 때문"이라고 했었다. 정말 이런 마음을 선수들이 갖고 있다면, 이는 큰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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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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