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이러려고 연장을 선택한걸까.
SBS 월화극 '피고인' 이 알 수 없는 도돌이표 전개로 시청자의 속을 타들어가게 했다.
13일 방송된 '피고인'에서는 박정우(지성)가 차민호(엄기준)의 계략에 다시 한번 빠지는 모습이 그려졌다. 박정우는 무죄의 증거인 흉기를 국과수로 보냈다. 그러나 차민호는 아버지 차영운 회장(장광)의 비호 아래 국과수 검사 결과를 조작했고 재심은 성사되지 못했다. 이에 성규(김민석)은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자 자수했다. 하지만 성규는 차민호의 수하에 의해 살해됐다.
이와 같은 전개는 시청자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아무리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현실성이 너무나 결여됐기 때문이다.
'피고인'에서 차씨 일가가 보여주는 행보는 전지전능에 가깝다. 재벌의 재력을 바탕으로 했다지만 너무도 손쉽게 국과수 조사 결과를 조작하고, 차민호와 그 수하들이 교도소 안까지 제집 드나들 듯 드나들며 악행을 저지르는 모습은 돈만 있으면 다 된다는 식의 황금만능주의를 떠올리게 하는 대목이라 더욱 씁쓸했다.
'피고인'은 방송 시작과 동시에 배우들의 열연에 힘입어 큰 이슈를 모았다. 그리고 질실을 찾아 나서는 검사의 외로운 사투라는 뼈대 위에 악역과 조력자들의 이야기를 적절히 얹어 언제쯤 박정우가 차민호를 응징하고 가정을 되찾을 것인지 궁금증을 유발했다.
그러나 2회 연장 결정 이후 극의 방향은 심하게 틀어졌다. 사건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는 순간 알 수 없는 방향으로 이야기가 틀어지며 극이 늘어지기 시작했고, 그 엉성함에서 비롯된 구멍을 채우는 건 차민호의 악행 뿐이었다. 별다른 이야기의 진전 없이 차민호가 재력을 앞세워 사람을 죽이는 등 범법 행위를 저지르는 일만 반복되다 보니 흥미가 떨어지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권선징악 드라마에서 대중이 기대하는 것은 주인공의 고난기가 아닌, 사이다 복수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피고인' 자체가 박정우가 무죄를 입증하는 순간 끝나는 드라마라고는 하지만 굳이 길을 돌아갈 필요가 있겠냐는 게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피고인'은 이제 종영까지 3회 만을 앞두고 있다. '욕 하면서 본 드라마'라는 오명이 남지 않도록 현명한 선택을 하길 기대해본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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