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배우 연우진은 남았다.
tvN 월화극 '내성적인 보스'가 14일 종영한다. '내성적인 보스'는 극도로 내성적인 보스 은환기(연우진)와 초강력 친화력의 신입사원 채로운(박혜수)의 소통 로맨스를 그린 작품이다. 작품은 '또 오해영'으로 신개념 로코물의 탄생을 알린 송현욱PD와 '연애 말고 결혼'의 주현미 작가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던 것과 달리 첫 방송 시청률(3.164%, 닐슨코리아, 유료 플랫폼 기준)이 최고 시청률이라는 굴욕 속에 마무리 됐다. 그러나 이 드라마에서 배우 연우진의 진면목을 발견했다는 것은 국내 드라마팬에게는 큰 수확이다.
연우진이 연기한 은환기는 국내 로코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캐릭터다. 잘 생긴 외모와 막강한 재력을 겸비한 금수저라는 설정 자체는 여느 로코물과 다름없지만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 탓에 제대로 사회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차별화됐다. 그리고 이런 차별점은 양날의 검이 됐다. 신선하고 독특한 느낌을 주긴 했지만, 로코팬들의 로망을 채워줄 수 있을지가 미지수였던 것이다. 대부분 로코물은 2030 여성팬층을 주타겟으로 삼는다. 이 여성팬들은 답답하고 보잘 것 없는 현실 세계에서 벗어나 자신을 판타지의 세계로 인도해줄 백마탄 왕자님을 원한다. 하지만 은환기 캐릭터는 백마가 없거나, 백마를 탈 줄 모르는 왕자님에 가깝기 때문에 분명한 위험 부담이 있었다.
더욱이 연우진의 연기톤도 180도 달라져야 했다. 연우진은 폼생폼사 순정 백수('오작교 형제들'), 냉정한 살인마('아랑사또전'), 반듯한 훈남('이혼 변호사는 연애중'), 까칠남('연애 말고 결혼') 등 개성과 색이 분명한 캐릭터를 주로 보여줬다. 그러나 이번 은환기 캐릭터는 누구에게도 눈에 띄고 싶지 않아 무채색에 가까운 삶을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제까지 연우진이 단 한번도 소화한적 없던 캐릭터인 만큼, 배우로서 상당한 결심과 도전 정신이 필요했을 터다.
그럼에도 연우진은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대인기피증에 가까울 정도로 내성적인 성격 탓에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고 숨기 바쁘지만, 누구보다 따뜻하고 배려심 많은 속내를 보여주며 여성팬들의 모성애를 자극하는 한편 내성적인 사람들과의 공감대도 형성했다. 서툴고 어색하지만 조금씩 자신의 틀을 깨고 상대에게 손을 내미는 모습은 진정한 소통의 의미를 느끼게 했으며, 이에 시청자들도 은환기 캐릭터의 치유와 성장을 응원하게 됐다.
연우진의 매력이 커질수록 드라마도 점점 활력을 찾아갔다. 이쯤되면 '내성적인 보스'는 연우진의 하드캐리로 종영을 맞을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어려운 도전을 마친 연우진이 다음엔 어떤 캐릭터로 시청자와 만날지, 벌써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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