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공연되는 작품엔 다 이유가 있다.
현대 물질만능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바탕으로 개인의 비극을 섬세하게 그린 미국 극작가 아서 밀러의 대표작 '세일즈맨의 죽음'이 오는 4월 12일부터 30일까지 CJ 토월극장에서 공연된다. 예술의전당이 제작하고, 관록의 한태숙 연출이 지휘봉을 잡아 호평받은 화제작으로 1년 만에 앙코르된다.
1949년 초연 당시 퓰리처상 극본상, 뉴욕드라마비평가협회 최우수작품상 및 토니상을 휩쓴 '세일즈맨의 죽음'은 자본의 논리와 물질만능주의, 이에 따른 가족의 해체와 대화의 단절이 점점 거세지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 여전히 큰 울림을 안겨준다.
"지금이 얼마나 분열적인 세상인가. 우리 모두 제정신이 아닌 상태로 사는 것 같다. 우리도 모두 윌리다."(한태숙 연출)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며 처절한 모습으로 분열되어가는 주인공 윌리 로먼을 넘치는 에너지로 선보였던 배우 손진환을 비롯해 남성적인 원작에서 확인하기 쉽지 않았던 린다의 존재감을 뚜렷이 드러낸 예수정, 아버지와의 갈등을 섬세하면서도 날카롭게 표현하며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비프 역의 이승주, 밝지만 소외된 이면의 외로움을 훌륭하게 소화해낸 해피 역의 박용우가 초연에 이어 다시 한 번 의기투합한다. 젊은 사장 하워드 역으로 배우 김형규가 새롭게 합류한다.
지난해 관극 포인트가 '윌리의 분열'이었다면, 올해에는 점점 더 옥죄어 오는 현실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는 청춘의 좌절에도 무게를 둘 예정이다. 장남 '비프'와 둘째 '해피'에게서 이 시대 젊은이의 모습이 더욱 밀도 있게 투사된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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