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로치는 80~95개 정도 던져야하지 않을까."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의 시범경기가 열린 1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 경기 전 원정팀이 사용하는 3루 덕아웃에 김진욱 감독이 나타났다. 통상 경기 전에는 감독과 취재진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기 마련인데, 김 감독은 스프링캠프에서부터 "나 대신 코치나 선수들을 인터뷰 했으면 한다"고 말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러세운다고. 김 감독은 최근 구단 내부에서 감독 겸 홍보실장으로 통하고 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1번타자는 김사연.
김진욱 감독 : 김사연, 이리 좀 와봐. 여기 와서 인터뷰 좀 해.
김사연이 부리나케 뛰어온다.
김진욱 감독 : 어떻게 하면 수비를 잘하게 되는지 설명드려봐.
김사연은 원래 포지션이었던 외야를 떠나 3루 정착을 위해 애쓰고 있는데, 최근 그의 3루 수비가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줄을 잇고 있다.
김사연 : 간절함이 수비를 잘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인터뷰 섭외도 그냥 이뤄지는 게 아니다. 최근 질문 포인트를 정확히 찍어주는 고난이도 섭외다. 제자가 열심히 자신의 얘기를 하는 걸 바라보며 흐뭇하게 웃는 김 감독이다.
2번타자는 외국인 타자 조니 모넬.
김진욱 감독 : 모넬, 나 대신에 경기 운영 어떻게 할 건지 설명좀 해드려.
모넬은 마치 준비했다는 듯 술술 설명을 한다.
모넬 : 선발 돈 로치는 시즌이 다가왔으니 오늘 경기 80~95개 정도는 던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4번타자는 나다. 시범경기 성적에 관계 없이 한국야구 적응을 위해 노력중이다. 한국 음식이 너무 좋다. 만두, 갈비, 치킨 모두 맛있다.
이 때 한국 생활 선배 라이언 피어밴드가 지나가며 "소맥은?"이라고 농을 친다. 그러자 모넬은 "소맥~노!"라고 강하게 부인한다. 소맥(소주+맥주 폭탄주를 이르는 말)을 알고있다는 자체가 의심스러운 일.
어찌됐든 김 감독 부임 후 꼴찌팀의 어두웠던 분위기를 벗어던지고 많이 밝아진 kt 덕아웃이다. 그 즐거운 분위기가 시범경기 호성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 모른다.
대전=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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