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레프트 박주형(30)은 '부산 사나이'다. 통상 부산 사나이의 이미지는 '화끈함'이다. 하지만 박주형은 반대다. 다소 내성적인 편이다. 긍정적으로 얘기하면 섬세하다. 이 섬세한 성격이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 기복이 있다. 그래서 그 누구보다 박주형에게는 심리적 안정이 중요하다.
박주형은 19일 펼쳐진 현대캐피탈-한국전력의 2016~2017시즌 NH농협 V리그 플레이오프(PO) 1차전을 앞둔 그는 약간 자신감이 떨어져 있었다. 지난 18일 팀 훈련 때 서브 리시브가 흔들렸고 공격도 잘 풀리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결전을 앞두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서브와 스파이크 감이 되살아났다.
박주형의 인생경기는 그렇게 탄생했다. 박주형은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향기를 풍겼다. 우선 공격에서 11득점을 올렸다. 한국전력과의 정규리그 1~5라운드에서 올린 득점(19점)의 57.9%를 PO 한 경기에서 해냈다. 특히 2세트에선 공격성공률 100%(5득점)를 뽐내기도 했다.
박주형은 팀 내 두 번째 레프트 역할을 하고 있다. 1번 레프트인 대니보다 수비에서 좀 더 뒷받침 해줘야 한다. 그는 기대에 부응했다. 리시브 성공률 54.5%를 기록했다. 디그 성공률은 무려 80%에 달했다. 높이에서도 힘을 보탰다. 센터 신영석과 함께 팀 내 최다인 블로킹(4개)을 성공시켰다.
박주형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선수로 평가받았다. 2010년 프로에 데뷔한 박주형은 2011~2012시즌을 앞두고 우여곡절 끝에 우리캐피탈에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 됐다. 그러나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했다. 그러다 김호철 감독이 현대캐피탈의 지휘봉을 잡은 2013년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했고 2년 뒤 최태웅 감독이 사령탑에 부임하자 만개했다.
시련도 있었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 대상에 포함됐다. 시즌 중 트레이드 형식이 임대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해 결국 트레이드가 무산됐지만 자존심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래도 박주형이 꿋꿋이 버틸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강점을 살린 덕분이었다. 박주형은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보유하지 않았지만 정확한 플로트 서브로 상대 패턴 플레이를 파괴하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최 감독이 박주형이란 카드를 끝까지 놓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전력 전만 되면 작아졌던 박주형. 그는 올 시즌 한국전력을 상대로 첫 승을 따냈던 6라운드를 계기로 자심감을 끌어올렸다. 한국전력 공략법을 터득했다. 그렇게 그는 봄배구 서막의 주인공이 됐다. V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을 노리는 현대캐피탈의 운명을 좌우할 키맨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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