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는 이름 그대로 시범이다.
이기기 위한 경기가 아니라 선수들을 시험하고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수준의 경기다. 외국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 뒤 국내 구장에 다시 적응을 하면서 정규시즌을 대비하는 것이다.
시범경기의 팀 성적이나 개인 성적이 그대로 정규시즌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별로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면서도 이상하게 신경쓰이는 것이 또 시범경기다.
시범경기에서 잘했다고 해서 정규시즌에서도 잘하는 경우가 그리 많지 않다. 당장 지난해를 봐도 시범경가 정규시즌과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 입증된다. 지난해 시범경기 1위가 삼성이었는데 정규시즌에선 9위로 내려왔다. 넥센은 시범경기서는 9위에 그치며 전력약화에 따른 우려가 현실화되나 했지만 정규시즌에선 오히려 탄탄한 전력을 보이며 3위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인 두산이 시범경기서 8승3무5패로 3위였고, 준우승팀인 NC가 8승1무8패로 4위였다.
올해도 시범경기 성적은 전력을 통해 분석한 예상 성적과는 다르다. kt가 6승1무의 무패행진으로 1위를 달린다. 평균자책점이 2.29로 가장 좋고, 팀타율도2할9푼3리로 롯데(0.317)에 이어 2위다. 그러나 kt가 정규시즌에서도 이런 돌풍을 일으킬 수 있다고 여기는 팬들은 그리 많지 않다. kt는 지난해 시범경기서도 10승1무5패로 2위에 올랐지만 정규시즌에선 꼴찌로 내려앉았다. 김진욱 감독의 새로운 체제로 시작하는 kt가 정규시즌 초반에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줘야 팬들이 믿을 수 있을 듯.
이대호가 가세한 롯데도 4승1무2패로 3위에 올라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아직 불완전한 부분이 많지만 이대호만으로도 팬들에겐 예전 폭발적인 타격을 보여준 롯데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한다.
시범경기 성적이 나쁘면 나쁜대로 걱정이 된다. 지난해 9위였던 삼성은 현재 1승1무5패로 시범경기서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마운드나 타격이나 마음에 드는 구석이 별로 없다.
우규민과 이원석을 영입했지만 차우찬과 최형우가 팀을 떠나면서 전력약화가 우려된 상황에서 시범경기 성적마저 나쁘니 올해도 하위권일 수 있다는 걱정이 밀려들 수밖에 없다.
2승1무4패로 9위인 SK 역시 김광현이 빠진 공백을 메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컨디션 조절과 젊은 선수들의 시험의 무대가 되는 시범경기지만 승패에 따라 선수단의 분위기는 다르다. 아무래도 경기다보니 지는 것은 싫다. 특히 지난해 성적이 안좋았던 팀은 시범경기에서 승리를 통해 선수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정규시즌에 임하기를 바란다. 그런점에서 kt나 롯데가 일단 좋은 분위기를 탔다고 볼 수 있을 듯.
잘해도 걱정, 못하면 더 걱정인 시범경기. 그냥 시범경기라고 넘기기도, 넘기지 않기도 애매하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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