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중국파 수비진의 '중국화' 논란은 우려만큼 심각하진 않았다. 7년 만에 중국에 일격을 당한 충격의 슈틸리케호에 남은 유일한 위안거리였다.
'중국화' 논란은 중국 슈퍼리그 팀에서 뛰는 한국수비수들이 기량이 떨어지는 중국 선수들을 상대하면서 함께 기량이 퇴보한다는 주장이었다. 홍정호(장쑤 쑤닝) 김기희(상하이 선화) 장현수(광저우 부리)가 논란의 중심이었다. 특히 이들은 올시즌 기존 4+1에서 3명으로 대폭 줄인 중국 슈퍼리그 외국인선수 출전 규정 변화에 희생양이 됐다. 김기희는 아시아쿼터가 허용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1차전에만 출전했을 뿐 슈퍼리그 2경기는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조차 올리지 못했다. 장현수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4일 톈진 콴진전과 12일 창춘 야타이전에서 연속으로 18명의 출전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나마 홍정호만 출전 기회를 얻고 있다. 홍정호는 올 시즌 장쑤가 치른 ACL 2경기와 정규리그 3경기에 모두 선발 출전했다.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장쑤를 이끌고 있는 사령탑이 한국인 최용수 감독이기 때문에 출전 기회를 받고 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었다.
정작 선수들은 논란에 마음고생이 적잖았다. 홍정호는 "카타르전이 끝나고 논란이 있었는데 나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됐다"며 "잃은 것도 있었지만 얻은 것도 있다. 성장했다. 현재 나는 장쑤에서 많이 뛰고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 그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현수는 "카타르전 때는 (홍)정호형 뿐만 아니라 나를 포함해 다들 경기력이 좋지 않아 논란이 됐던 것 같다"면서 "중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더 많이 생각하고 준비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A대표팀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중국파 수비수들에게 믿음을 보냈다. 세 명 모두 3월 A매치 2연전에 발탁됐다. 그리고 예상대로 슈틸리케 감독은 23일 중국 원정에서 중앙 센터백에 홍정호(장쑤 쑤닝)와 장현수(광저우 부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수비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 끈끈한 움직임으로 우레이와 위다바오 등 중국 공격수들의 오프사이드를 계속해서 유도했다. 중국은 전반에만 7차례 오프사이드 반칙을 범했다.
중앙 수비수의 가장 큰 덕목인 안정감도 살아있었다. 강력한 투지를 앞세운 맨투맨 능력으로 중원부터 압박하는 모습도 괜찮았다. 무엇보다 1차전 당시 3-0으로 앞서다 강력한 역습에 두 골을 허용했을 때와는 역습 차단 능력도 박수받을 만 했다. 홍정호는 공격 능력도 뽐냈다. 후반 35분에는 코너킥 상황에서 날카로운 헤딩 슛을 날렸지만 상대 수비수에 맞고 튕겨 나오며 아쉬움을 남겼다.
중국파 수비수들은 중국화 논란을 스스로 지워냈다. 그러나 세트피스에서 당한 한 방이 진한 아쉬움으로 남을 뿐이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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