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서 뜨거운 화제를 몰고 다니는 넥센 히어로즈 이정후는 원래 유격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넥센의 선택을 받은 이정후는 휘문고 시절 안정적인 타격과 탄탄한 수비 및 베이스러닝이 주목을 받았다. 아버지가 이종범(현 MBC스포츠+ 해설위원)이라는 이유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이름을 알렸고, 야구 입문 후 실력으로도 아버지의 재능을 물려받았다는 평을 받으며 프로 입성에 성공했다.
그런데 이정후는 지금 외야수, 주로 중견수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미국과 일본서 가진 전지훈련서 유격수로 훈련을 한 이정후가 시범경기서 외야수로 뛰는 이유는 뭘까. 장정석 감독은 "캠프 때 외야에 한 번 보내봤더니 표정이 한결 편하게 보이더라. 그래서 지금은 외야수로 기용하고 있다. 생각보다 수비가 나쁘지 않다"며 "선수가 편안하게 느끼는 쪽으로 기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직은 썩 만족스러운 수비 실력은 아니다. 장 감독은 "공수주에서 저렇게 잘 하는데 내가 더 해줄 말이 있겠느냐"면서도 "다만 정후가 수비 때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보인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아직은 적응 기간이라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이정후는 1군 개막 엔트리에 포함될 수 있을까.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1군서 데뷔 경기를 치를 확률이 대단히 높다. 장 감독이 꾸준히 선발 출전 기회를 주고 있기 때문이다. 장 감독은 최근 "정후가 계속 잘해준다면 1군에 오르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23일 현재 이정후는 9차례 시범경기에서 타율 4할6푼2리(26타수 12안타) 4타점 6득점을 기록중이다. 28타석에서 삼진은 한 개 밖에 당하지 않았고, 병살타는 아직 없다. 타격에 관해서는 장 감독이 혀를 내두를 정도로 완벽에 가깝다. 그러나 수비와 베이스러닝은 좀더 가다듬어야 한다.
넥센은 고종욱, 이택근, 대니 돈, 임병욱, 박정음 등 외야 라인업이 화려하다. 이들을 제치고 이정후가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하지만 갓 입단한 '순수한' 신인이 27명의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다는 자체는 분명 반가운 일이다. 주전 경쟁은 시즌 들어가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시점에서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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