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의 '베테랑'들이 시범경기에서 자취를 감췄다. 정규 시즌 개막 후에는 어떨까.
26일로 KBO리그 시범경기가 모두 끝이 났다. 이제 10개 구단은 오는 31일 시작될 정규 시즌 개막에 맞춰 최후의 준비에 들어간다. NC도 마찬가지.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를 통해 1군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을 점검하고, 백업이나 2군급 선수들의 기량을 살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시즌이다.
하지만 이번 시범경기에서 NC를 대표하는 선수들인 '베테랑'들이 보이지 않았다.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끈 이호준이나 지난해 주장이었던 이종욱, 그밖에도 조영훈과 김종호가 시범경기에 한 차례도 뛰지 않았다. 특별한 부상이나 몸에 이상이 있어서는 아니다. 보통 베테랑들은 컨디션을 조절하는 차원에서 시범경기는 '쉬엄쉬엄' 한 두 타석 씩만 소화하는 경우도 있으나, NC의 경우는 다르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스프링캠프 참가 명단을 발표할 때 의중을 드러냈다. 이호준 이종욱 손시헌 조영훈 지석훈 김종호는 1군 선수단 대부분이 참가하는 미국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2군 구장이 위치한 고양시에서 2군 선수들과 시즌을 준비했다. '베테랑들은 스스로 몸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겠다'는 믿음이 바탕이지만, 더 크게 확대하면 NC가 그리는 올 시즌 전체 밑그림의 방향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캠프 명단에서 제외된 베테랑 중 손시헌과 지석훈은 시범경기에서는 출전했다. 풀타임 소화는 아니었지만, 꾸준히 경기에 나가면서 감각을 살렸다. 나머지 베테랑 선수들은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개막 이후에도 이들을 1군에서 볼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김경문 감독은 시범경기 막바지에 "올 시즌 모창민을 주전으로 기용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백업, 불확실한 주전으로 활약해 온 모창민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기대에 응답이라도 하듯 모창민은 이번 시범경기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95(39타수 15안타) 3홈런 9타점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모창민을 주전으로 기용하면, 자연스럽게 이호준의 자리가 불투명해진다. 모창민의 수비 포지션은 1,3루. 하지만 3루에는 '대형 FA(자유계약선수)' 박석민이 있고, 1루는 모창민과 새 외국인타자 재비어 스크럭스가 번갈아가며 맡는다. 자연스럽게 지명타자 자리 역시 모창민, 스크럭스가 돌아가며 출전하거나 나성범 등 소화 이닝이 많은 선수들 가운데 휴식이 필요할 경우 맡게될 것이다.
이호준은 그동안 붙박이 지명타자로 출전해왔다. NC로서는 타선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었다. 나이가 많은 이호준이 1루 수비 대신 지명타자로 타격에 집중하고, 1루는 에릭 테임즈, 외야수 나성범이 수비를 꾸준히 나가며 중심 타선을 구축해왔다. 그러나 모창민이 주전 자리를 확보한 이상 변화는 불가피하다.
현재 선수단 구성상 베테랑들이 개막 이후 1군에 합류할지도 미지수다. 물론 상황에 따라 노련하고, 안정감 있는 베테랑들이 언제든 힘을 보탤 수 있다. NC가 가지고 있는 비장의 무기다. 하지만 젊은 선수들로 채워진 1군 엔트리는 곧 김경문 감독이 그리는 장기적인 계획의 시작점 아닐까.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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