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폼은 팀의 상징과 같은 역할을 한다. 팬들은 유니폼만 봐도 그 팀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된다. 유니폼도 세월이 흐르면서 시대에 맞게 바뀌게 마련. 옛 유니폼이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추억의 모티브가 되기도 한다.
1982년 KBO리그가 출범한 후 야구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유니폼들이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게 해태 타이거즈의 '검-빨' 유니폼. 검은색 하의와 빨강 상의의 원정 유니폼은 여름에 더워보이는데다, 색의 조화가 어색한 유니폼이었다. 실제로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검은색 하의 때문에 너무 덥다는 불평이 있었다. 하지만 팬들에겐 해태를 상징하는 유니폼이 됐다. 해태는 이 유니폼을 입고 9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거머쥐며 1980∼199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했다. 상대 팬들에게도 해태의 '검-빨' 유니폼은 보기 싫은 유니폼이었다.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도 향수가 어린 유니폼이 있다. 바로 전통의 파란 유니폼. 상하의가 모두 파란색에 옆에 빨간 줄로 포인트를 준 원정 유니폼은 촌스럽다는 평이 많았지만, 이젠 추억의 유니폼이 됐다. 롯데가 딱 두 번 차지했던 한국시리즈 우승도 이 유니폼을 입고 이뤘다. 최동원의 역투와 유두열의 스리런포가 아직도 롯데팬들을 가슴설레게 하는 1984년, 윤학길 박동희 염종석 '빅3'와 전준호 박정태 김민호 김응국이 활
약했던 1992년 한국시리즈 우승의 순간을 파란 유니폼이 함께 했다. 롯데가 이후 우승을 못했기에 더욱 롯데팬들의 마음에 남아있다.
두산 베어스는 OB 시절 삼색 모자가 팬들의 기억에 자리하고 있다. OB가 적혀있는 가운데는 흰색이고 그 옆이 빨간색, 그리고 뒷부분은 남색으로 처리했다. 대부분의 팀이 모자를 단색으로 하거나 2가지 색으로 만드는데, OB 모자처럼 3가지 색을 쓴 경우는 최근에도 볼 수 없다.
LG 트윈스의 전통적인 스트라이프 유니폼은 여전히 가장 세련된 유니폼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990년 MBC 청룡을 인수했을 때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썼던 LG는 그해 '신바람 야구'로 우승을 차지했다. 서울팀의 세련된 이미지가 유니폼과 딱 맞아떨어졌다. LG팬들은 유니폼이 조금이라도 바뀌면 항의를 할 정도로 유니폼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동안 조금씩 바뀌긴 했으나 기본적인 스타일은 유지됐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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