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시즌에도 양파고는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LG 트윈스가 천신만고 끝에 개막전 승리를 따냈다. LG는 3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개막전에서 2대1로 신승,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초반 2점을 선취하며 기선을 제압한 LG는 후속 추가점을 내지 못했다. 그리고 상대에 계속해서 찬스를 내주며 살떨리는 경기를 해야했다. 그래도 긴장되는 경기, 결과를 승리로 장식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이형종. 시범경기 맹타로 이날 1번-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이형종은 1회초 2017 시즌 첫 안타의 주인공이 된 데 이어, 3회에는 2점째를 만드는 솔로홈런을 상대 선발 앤디 밴헤켄으로부터 뽑아냈다. 이 홈런이 아니었다면 이날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이 점수를 끝까지 지키며 귀중한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사실 이형종 1번 투입은 모험에 가까웠다. 이제 야수 전향 3년차인데, 시범경기 아무리 좋은 활약을 펼쳤다 해도 개막전 1번으로 나서는 데 큰 부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이형종은 프로 생활을 하며 밴헤켄의 공을 한 번도 쳐본 적이 없었다. 알아도 치기 힘든 밴헤켄의 공인데, 경험이 부족한 이형종이 선두에서 그 투수를 압박하는 건 한계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양파고는 이형종의 성공을 정확히 계산해냈다. 양 감독은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상대한 다른 나라 투수들도 모두 처음보는 투수들 아닌가. 그 투수들에 대한 적응력이 좋았다. 그리고 지금 가장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선수를 뺄 수는 없는 법"이라며 이형종 1번 카드를 밀어부친 이유를 설명했다. 그리고 이형종은 호쾌한 타격으로 양 감독의 믿음에 부응했다. 2회 넥센 선두타자 윤석민의 우중간 깊숙한 타구를 빠른 발로 처리한 것도 중요 체크 포인트였다. 이 타구가 2루타가 됐다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양파고의 또 다른 성공도 있었다. 이날 최재원을 6번-2루수로 선발 출전 시켰다. 최재원의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이 좋아, 6번 타순에서 뭔가 해줄 것 같다는 믿음이었다. 2회 선취점을 낼 때 최재원이 있었다. 볼넷 출루 후 상대 중견수 고종욱의 실책 때 홈까지 내달려 귀중한 점수를 만들었다. 물론, 최재원이 잘한 것보다는 상대 중견수 실책이 컸지만 최재원의 발이 빨랐기에 1루부터 홈까지 들어올 수 있었다. 그리고 6회말 0-2에서 1-2로 추격 당한 상황, 1사 1, 3루 위기서 최재원을 손주인으로 교체했다. 수비 강화 차원. 기가 막히게 상대 채태인의 타구가 2루쪽으로 갔고, 경험 많은 손주인이 안정적으로 1루주자를 태그한 후 병살 처리하며 위기를 넘겼다.
불펜 운용도 좋았다. 7회 1사 후 잘던지던 헨리 소사가 대니돈에게 2루타를 맞고 흔들리자 곧바로 이동현을 투입해 불을 껐다. 이후 진해수-신정락-정찬헌으로 이어지는 불펜 가동도 좋았다. 위기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상황에 맞는 유형의 투수 투입으로 불을 껐다.
고척=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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