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조여정이 메소드 연기로 시청자를 홀렸다.
3일 방송된 '완벽한 아내'에서는 이은희(조여정)가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폭발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세미(임세미)를 발견한 이은희는 구정희(윤상현)를 서둘러 보낸 뒤 정세미를 추격, 머리채를 잡았다. 본색은 점점 드러났다. 아빠와 살겠다는 구정희 아들 구진욱(최권수)이 요리를 해달라고 하자 "내가 도우미 아줌마냐"며 두 얼굴을 보였다. 하지만 구정희 앞에서는 우아하고 친절한 그녀로 돌아갔다. 심재복이 쓰던 침실을 신혼부부 방처럼 완벽하게 개조하고 구정희의 셔츠를 다리는 등 신혼의 단꿈에 젖었다.
그런 이은희에게도 속사정은 있었다. 어린 시절 아동 학대를 당한 트라우마가 남아있었던 것. 그는 아이를 때리며 혼내는 엄마를 막아서며 "왜 애한테 신세 화풀이를 하냐. 당신들이 더 나빠. 구경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말려야지"라고 외쳤다.
사실 이은희는 상당히 난해한 캐릭터였다. 처음에는 친절하고 우아한, 심재복의 조력자로 보였지만 갈수록 구정희에 대한 집착으로 이성을 잃는 모습을 보여 숨겨진 속사정은 무엇인지 호기심을 자극했다. 정체를 숨기고 비밀을 감춘채 극을 이끌어나가야 했던 만큼 캐릭터를 설득력있게 만들어내는 건 아주 어려운 숙제였다. 특히 이은희와 대치점에 있는 심재복 캐릭터 자체가 지극히 현실적이었던 만큼, 자칫 잘못하면 이은희 캐릭터는 붕 뜨는 허무맹랑한 인물로 전락할 수 있었다.
하지만 조여정은 탁월한 연기를 바탕으로 이 난제를 극복해냈다. 해맑게 미소 짓다가도 순식간에 싸늘하게 변하는 표정 연기로 이은희의 널 뛰는 심리 상태를 드러냈고, 갈수록 광기가 짙어지는 눈빛 연기로 몰입도를 높였다. 구정희와의 관계에 걸림돌이 되는 존재를 지워나가는 모습은 섬뜩함 그 자체였다. 특히 정나미를 쫓다 와인병 조각을 밟아 피가 났는데도 피를 흘리며 흰 복도를 걷는 모습은 집착을 넘어선 광기를 느끼게 하며 긴장감을 극대화했다. 장면마다 남다른 임팩트를 심어주는 조여정의 연기에 시청자들도 '드라마가 아닌 영화를 보는 기분'이라며 호평을 쏟아내고 있는 상황.
조여정의 신들린 연기가 '완벽한 아내'를 지켜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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