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에서 많이 도와주시니 더 잘해야죠."
2016년 봄, 고려대를 거쳐 전남의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허용준은 개막전부터 선발로 출격하며 '슈퍼 루키'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관심은 잠깐이었다. 허용준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한 채 주춤했다. 그라운드보다 벤치에 머무는 시간이 더 길었다. 그는 "프로의 벽이 높았다. 부담감도 컸다"고 돌아봤다. 그러나 헛된 시간은 없었다. 그는 벤치에서 자신의 부족한 점과 선배들의 장단점을 두루 파악하며 차근차근 준비했다.
그로부터 1년이 지난 2017년. 허용준은 '따뜻한' 봄날과 마주했다. 그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4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적극적인 움직임은 물론이고 매서운 슈팅을 앞세워 전남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노상래 전남 감독 역시 "허용준이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허용준은 "주변에서 많이 가르쳐 준다. 경험도 쌓인 것 같다"며 "지난해에는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했지만, 경험이 부족했다. 당시의 아쉬움을 채우기 위해 노력했다. 개인적으로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점을 메모한 뒤 조금 더 집중해서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그는 중학교부터 10년 가까이 축구일기를 쓰고 있다.
그는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는 예전에 썼던 일기부터 차근차근 읽어본다. 내 자신을 차근차근 돌아볼 수 있다. 가끔은 풀리지 않던 숙제도 해결할 수 있다"며 "일기에는 내 생각 뿐만 아니라 감독님이나 선배들이 해주는 이야기도 적혀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허용준은 소속팀을 넘어 대표팀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3월 열린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6~7차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생애 첫 성인 A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23일 중국 허룽스타디움에서 열린 중국과의 6차전에서는 A매치 데뷔전을 치르기도 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인대표팀에 뽑혔는데, 우리나라 성적이 썩 좋지 않아서 아쉽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좋은 경험을 했다"며 "한국에서 축구를 가장 잘 한다는 선수들과 훈련도 하고 얘기도 나눴다. 고등학교 때 함께 뛰었던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선배와도 오랜만에 얘기를 많이 했다. 선배들의 좋은 점을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프로와 대표팀을 통해 불과 1년 만에 훌쩍 성장한 허용준은 한 단계 더 발전을 꿈꾼다. 그는 "주변에서 해주는 조언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허용준은 9일 대구스타디움에서 대구와 2017년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5라운드 경기에 출격 대기한다. 중요한 경기다. 전남은 개막 4연패 수렁에 빠진 상태, 대구를 상대로 시즌 첫 승리에 도전한다. 허용준의 각오도 그 어느 때보다 단단하다. 그는 "시즌은 이제 막 시작됐다"며 "팀이 이기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팀의 승리를 위해 희생하겠다"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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