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이 지경까지.'
요즘 삼성 라이온즈를 두고 자주 나오는 말이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정규리그-한국시리즈 통합우승에 2015년까지 5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던 '사자 왕조'. 하지만 지난 시즌 창단 이후 첫 9위로 침몰한데 이어 올시즌 초반에는 꼴찌 수모까지 겪고 있다. 6연패에 빠진 삼성은 눈물겨운 연패탈출 몸부림을 쳤지만 12일 한화에 3대5로 패하며 7연패 나락에 빠졌다. 헤어나려 허우적대면 허우적댈수록 더 깊이 빠져드는 무기력함.
김한수 삼성 감독은 12일 한화 이글스와의 대구 홈게임에 앞서 타순을 대폭 조정했다.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의 타순을 4번에서 7번으로 이동시켰다. 김 감독은 "러프가 스윙은 좋다. 아직은 적응이 덜 됐다고 본다. 마음을 편하게 먹고 경기하라는 뜻에서 타순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이날 구자욱-이승엽-이지영으로 3,4,5번 중심타선을 꾸렸다.
김 감독은 "구자욱과 이승엽의 타격감이 살아나고 있고, 테이블세터와 하위타순도 나쁘지 않다. 러프가 좋은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고 있다. 우리팀 선발진은 좋은 활약을 이어가 주고 있다"며 "투타 엇박자라는 얘기를 아예 하지 않으려 한다. 입에 올리면 부정탄다"고 했다.
선수들도 연패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이었다. 경기 전 타격훈련 때는 이승엽 구자욱 이지영 이원석이 모두 배팅볼 홈런으로 커피 내기를 하기도 했다. 7번 시도해 홈런을 가장 적게 친 선수가 배팅볼 투수, 코치몫까지 커피 9잔을 사는 내기였다. 구자욱 이승엽 이지영이 1개를 때렸고, 이원석이 하나도 넘기지 못해 결국 커피를 샀다. 최고참 이승엽이 후배들을 모아놓고 딱딱해지기 쉬운 팀 분위기를 풀기위해 마련한 즉석 이벤트였다.
극심한 타격부진을 겪고 있는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는 장갑과 배트를 바꾸는 등 뭐든지 해보려 노력했다.
백약이 무효였다. 전날(11일) 한화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8대11로 역전패한 삼성 라이온즈. 재빠른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지만 이틀 연속 맞붙기만 하면 불꽃이 튀는 한화에 무릎을 꿇었다. 뭔가 반전이 필요한데 그 접점을 찾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날 한화 선발 알렉시 오간도의 150㎞ 강속구에 속수무책이었다. 선발 재크 페트릭이 7회 투아웃까지 5실점으로 버텼지만 타선이 막판까지 침묵했다. 9회 조동찬의 2점 홈런은 경기가 이미 기운 후에 나왔다. 돌아올 부상선수들이 없진 않지만 김상수 박한이 장필준 등이 합류해도 당장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긴 쉽지 않다. 삼성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대구=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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