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는 쓸모가 없어지면 다른 조치가 필요없다. 임의탈퇴, 또는 웨이버 공시로 퇴출하면 된다.
하지만 외국인 선수 교체는 신중하게 진행된다. 크게 두 가지 이유에서다. 지금 내보내더라도 1년치 연봉을 모두 줘야 하고, 대체 선수가 그보다 나을 것인 지도 확신할 수 없다. 이 때문에 외국인 선수가 제몫을 하지 못하면 고민이 클 수 밖에 없다. 외국인 선수 교체 과정은 구단마다 비슷하다. 부진→2군행→복귀→부진→퇴출의 순서를 밟는다. 이 과정에서 부상은 별도로 관리한다. 시즌이 개막된 지 3주가 지났다. 24일 현재 전체 720경기 가운데 100경기가 열려 페넌트레이스 진행률 13.9%. 외국인 선수 교체를 서서히 고민해야 할 시점이 된 것이다.
10개팀 총 30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퇴출 위기에 몰린 선수는 대략 5명 선이다. 넥센 히어로즈 션 오설리반과 대니돈, 삼성 라이온즈 다린 러프, kt 위즈 조니 모넬, SK 와이번스 대니 워스 등이다. 이 가운데 현재 부상 중이거나 2군으로 내려가 있는 선수는 오설리번, 대니돈, 워스 등 3명이다.
오설리반은 넥센이 1선발감 후보로 110만달러를 주고 데려왔지만,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 15.75를 기록했다. 좀처럼 적응을 하지 못하자 결국 지난 17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공이 위력적이지 않고, 제구가 불안해 실투가 많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2군 경기서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22일 삼성 2군과의 경기에서 3이닝 5안타 3실점으로 부진했다. 넥센은 오설리반 교체를 아직은 생각하지 않고 있다. 돈을 한 두 푼 들인 선수가 아니기 때문이다.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던 대니돈도 오설리반과 같은 날 2군으로 내려갔다. 넥센이 대니돈과 재계약한 것은 올해 부쩍 성장할 것이란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후 9경기에서 타율 1할2푼5리만을 기록했다. 홈런과 타점은 한 개도 없다. 그나마 대니돈은 2군 경기에서 조금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4경기에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 1홈런, 3타점을 올렸다. 하지만 넥센 1군은 대니돈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이정후 허정협 등 신인급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지난 2월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 중 미국에서 러프와 계약하기로 합의한 직후 부랴부랴 캠프로 데려왔다. 러프는 제대로 입단 준비도 하지 못하고 미국에서 삼성 캠프로 넘어왔다. 삼성은 러프가 혹시 다른 팀과 협상할 수도 있을 거라는 우려 때문에 서둘렀다. 그만큼 기대가 컸던 것이다. 하지만 러프는 18경기에서 타율 1할5푼(60타수 9안타), 2홈런, 5타점으로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삼진은 21개로 외인 타자중 NC 다이노스 재비어 스크럭스(2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결국 지난 22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생각했던 것보다 삼성이 오래 참은 듯한 느낌이다.
모넬 역시 2군행이 눈앞이다. kt 김진욱 감독은 23일 "모넬은 변화가 필요할 때다. 이대로 계속 출전만 시키는 게 다가 아닌 거 같다"며 2군행을 암시했다. 러프 만큼이나 형편없는 존재감이다. 18경기에서 타율 1할8푼2리(55타수 10안타), 2홈런, 6타점을 기록중이다. 볼넷은 12개로 스트라이크존은 제대로 보는 편이지만,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히는 능력이 떨어진다. 김 감독은 변화라고 얘기했지만, 나아질 것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뉘앙스다.
워스는 부상 때문에 개점휴업 상태다. 3경기에서 9타수 1안타를 친 뒤 지난 7일 어깨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지금까지도 2군 실전없이 재활만 진행중이다. 그러나 SK는 워스의 공백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 워스의 포지션인 유격수 자리에서는 박승욱 이대수가 제 몫을 해주고 있는데다, 지금 SK의 공격력을 보면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지도 않다. 다만 워스는 1군서 충분한 기회를 갖지는 못했기 때문에 부상이 호전되면 좀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전망이다.
한편, 부상 때문에 시즌 데뷔전을 아직 치르지 못한 삼성 투수 앤서니 레나도와 LG 트윈스 데이비드 허프는 5월초 또는 중순 1군 엔트리에 등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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