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일 한화 이글스 구단은 아침부터 발칵 뒤집혔다. 외야수 양성우와 내야수 오선진이 이날 새벽 원정지인 수원 모처에서 술자리를 가진 사진이 SNS를 통해 팬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이다. 구단은 사실확인에 나섰고, 이날 경기전 양성우와 오선진은 2군으로 내려갔다. 대신 임익준과 강상원이 1군에 올라왔다. 정상적인 1,2군 교체가 아니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두 선수가 새벽에 술자리를 가진 것이 맞다. 음주운전을 하거나 사건사고를 일으킨 것은 아니다. 성인으로 술 한잔 할수도 있다. 문제는 전날 밤경기를 마친 뒤 이날 오후 2시경기가 예정돼 있는데 새벽에 술자리를 가진 것이 문제였다. 선수단 내규를 적용해 2군행이 통보됐고, 향후 자체적으로 벌금 등이 부과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으로선 매우 당황스럽다. 시즌에 앞서 1군과 2군 선수들을 대상으로 SNS 등 팬들과의 접점이 점차 많아지는 상황에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며 수차례 교육을 실시했다. 팀이 힘겹게 중위권 다툼을 하고 있는 시즌 초반에 큰 역할을 해줘야할 젊은 선수들이 사려깊지 못한 행동을 했다"고 덧붙였다.
한화 선수단은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선수단 내규가 있다. 사인을 요청하는 팬들에게 불성실하게 임하는 행위 등도 주의나 벌금부과 대상이다. 시즌 중 경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포괄적인 행동, 선수단과 구단, 나아가 프로야구 명예에 누를 끼치는 행동 등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프로야구 선수의 시즌중 사생활은 과연 어디까지 보장돼야 하는 걸까. 양성우와 오선진의 경우 음주운전이나 폭행시비 등에 휘말린 것은 아니었다. 공개된 장소에서 자기들끼리 술을 마시다 팬에 의해 사진이 찍혔고 이부분이 알려졌다. 많은 팬들은 술을 마신 사실보다 마신 시기를 문제삼았다. 성인으로 술한잔을 할 수 있고, 최근 야구가 잘 안풀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지만 전날 패배한 뒤 낮경기를 앞두고 몰래 숙소를 빠져나와 술자리를 가진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예전에 비해 프로야구 선수들의 행동패턴은 상당히 '건전해' 졌다. 담배를 피우는 선수들이 있지만 그 수는 많이 줄었다. 술도 마찬가지다. 시즌 중에는 아예 술을 입에 대지 않는 선수도 있고, 한잔 한다고 해도 휴식일 전날 가볍게 잔을 드는 정도다. 술냄새를 풍기며 경기장에 나타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외부적으론 고액 연봉자가 많아지고, FA몸값이 급등하면서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팀내 경쟁도 치열해졌다. 운동에 전념해야할 이유가 더 많아졌다. 무엇보다 프로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선수들을 인지하는 팬들이 늘었다. 스마트폰은 순식간에 수천대, 수만대의 방송카메라로 바뀔 수 있다. 온라인상에서 이슈가 되는 것은 한순간이다. 선수들도 이를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마다 선수들의 일탈행동은 끊이지 않는다. 혈기왕성한 시기이고, 인기인이다보니 유혹도 많다. 각 구단 프런트는 선수들의 행동을 일일이 제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은다. 내규를 정하고 이를 적용하는 수 밖에 없다. 불성실한 선수는 도태되고 팀에도 해를 끼치지만 결국 최대 피해자는 본인이기 때문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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