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배수의 진'이다.
가시마 앤틀러스(일본)와의 일전을 앞둔 울산 현대의 분위기가 남다르다. 김도훈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6일 오후 7시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가시마와 2017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5차전을 치른다.
ACL 4경기를 치른 울산의 현재 성적은 1승1무2패. 승점 4(골득실 +3·3위)로 무앙통(태국·승점 8·1위), 가시마(승점 6·2위)에 이은 3위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 출전권을 잡기 위해서는 가시마전 뿐 아니라 다가오는 브리즈번(호주·승점 4·골득실 -8·4위) 원정까지 모두 잡아야 한다. 가시마전에서 패하면 ACL 16강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된다.
가시마전 승리는 또 다른 의미도 지니고 있다. 울산은 22일 전남과의 K리그 클래식 7라운드에서 울산은 구단 역사상 최다 점수 차인 0대5로 참패했다. 1984년 슈퍼리그에 참가하면서 프로축구에 첫 발을 내디딘 이래 울산이 국내외 공식전에서 5골차로 패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이 패배로 구단 수뇌부 조차 동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흔들리고 있는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라도 이번 가시마전에서 만큼은 심기일전해 달라진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가시마전이 반전을 위한 새로운 실마리가 될 수도 있다. 울산은 그동안 원톱 이종호가 골 가뭄에 시달리자 김용진 한상운에 측면 공격수 코바까지 원톱 자리에 세우는 등 여러 다양한 대책을 내놓았으나 속시원한 결론을 얻지 못했다. 하지만 외국인 공격수 오르샤가 꾸준한 활약을 해주고 있고 측면 공격수 김인성이나 2선 미드필더 김승준 이영재, 또 다른 스트라이커 서명원을 활용한다면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상존한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25일 열릴 가시마전 공식 기자회견에서 "전남전 대패의 여파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을 다해 반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가시마는 빠른 발을 갖추고 있고 투톱이 상대 뒷공간을 노리는 플레이에 주력하고 있다"며 "훈련을 통해 대비하겠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내일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르샤는 "모든 경기를 잘 할 수 없는 게 축구"라고 전남전 패배를 인정하면서도 "내일(가시마전)은 특히 더 중요한 경기다. 승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이시미 마사타다 가시마 감독은 "승점 3점을 갖고 가시마로 돌아갈 것"이라며 양보 없는 승부를 예고했다.
변명의 여지 없는 치욕을 극복하는 길은 오직 승리 뿐이다. 과연 울산은 가시마전에서 다시 포효할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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