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베테랑 투수 송승준은 지난 25일 부산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1피홈런) 무4사구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누구도 예상못한 깜짝 선발승이었다. 이날 송승준은 팀후배 김원중의 등판 스케줄에 대체 선발로 나섰다. 김원중에게 휴식을 주고자했던 조원우 롯데 감독의 의중에 따라 어렵사리 선발기회를 얻었다. 올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송승준은 팀에 귀중한 4대2 승리를 안겼다. 송승준은 올시즌 8경기(선발 1경기) 1승1홀드, 평균자책점 5.09를 기록중이다.
모두가 놀란 승리였다. 한화 구단관계자는 "송승준의 볼이 너무 좋았다. 직구 최고시속이 147㎞까지 찍혔다. 변화구로 앞세워 제구위주로 던지는 스타일이었는데 이날은 완전히 달랐다. 직구에 힘이 있었다. 우리 타자들이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정민태 한화 투수코치도 "송승준이 '오늘 못던지면 2군 내려가야할 처지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던졌다'고 하더라. 볼이 좋았다"고 말했다. 조원우 감독도 마찬가지였다. 26일 한화전에 앞서 "송승준이 기대 이상으로 볼을 잘 던졌다. 크게 만족한다. 직구에 힘이 있다보니 포크볼까지 효과적이었다. 코치진과 상의해 한차례 더 선발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붙박이 선발 기회를 잡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일단은 한번 더 선발기회를 준다. 박진형이 좋지 못하고 김원중도 1군에 올라와서 쉬면서 등판해야 하기 때문에 송승준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브룩스 레일리와 닉 애디튼 2명의 외국인투수에 박세웅을 제외하면 4선발과 5선발은 위태로운 상황이지만 조 감독은 송승준 선발 카드를 완전히 못박지 않았다. 첫 번째 이유는 송승준이 팔꿈치 수술을 하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상대적으로 가볍고 예후가 좋은 팔꿈치 웃자란뼈 제거 수술이지만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 이날 선발등판 역시 불펜으로 던진 뒤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올랐다. 애초부터 조 감독은 송승준을 전반기에는 불펜으로 활용해 후배 선발투수들의 뒤를 받쳐주고 후반기에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시킬 참이었다.
두 번째는 박진형과 김원중에 대한 기대감이다. 이들은 20대 젊은 유망주 투수들로 아직 무르익지 않았다. 그렇다고 기회를 주지 않으면 성장할 수 없다. 팀 미래를 위한 자원들이 쑥쑥 자라야 롯데에도 희망이 생긴다. 박진형과 김원중이 한 단계 올라서면 롯데는 향후 수년간 선발 걱정을 덜게 된다. 송승준은 이들이 충분히 성장할 때까지 우산, 지지대 역할을 하게 된다. 롯데는 가을야구와 리빌딩을 동시에 수행중이다. 현재와 미래, 둘다 만족시키려면 조화가 필요하다.
부산=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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