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이 일취월장한 선수에 대한 질투일까. 에릭 테임즈(밀워키 브루어스)의 약물 의혹은 사실 한국에 있을 때 확산됐다.
밀워키와 계약하며 미국으로 돌아간 테임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새로운 성공기를 쓰고 있다. 테임즈는 2013년 NC 다이노스로 오기 전까지,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선수였다. 긴 마이너리그 생활을 청산하고 2011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했고, 그해 95경기를 뛰었다. 이듬해 토론토에서 시애틀 매리너스로 팀을 옮기면서 총 86경기를 소화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시즌 전체를 트리플A에서 보내며 다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KBO리그는 테임즈에게 '기회의 땅'이나 마찬가지였다. 정규 시즌 MVP 1회, 역대 최초 40홈런-40도루, 2번의 사이클링 히트 등 리그 역사를 통틀어 최정상급 외국인타자로 자신의 이름을 팬들의 뇌리에 각인시켰다. 리그를 제패한 그는 빅리그 재입성에 성공했다. 현재 11홈런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홈런 부문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고, 팀내 중심 타자로 자리 잡았다. 그간 KBO리그에서 큰 성공을 거둔 외국인 타자는 여럿 있었지만, 다시 메이저리그로 돌아가 맹활약을 펼친 경우는 극히 드물다. 테임즈가 '역수출' 성공 사례인 것이다.
하지만 테임즈는 약물 논란에 휩싸였다. 상대팀으로 만난 시카고 컵스의 크리스 보시오 투수코치가 '예전과 몸이 달라졌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등 약물 의혹을 받고 있다. 현지 언론에서도 관련 내용을 여러 차례 보도했다. 이미 두차례나 도핑 테스트까지 받기도 했다.
테임즈가 대단한 성적을 내고 있기 때문에 받는 의혹이다. 사실 KBO리그에서 뛸 당시에도 테임즈는 약물 복용 의혹을 받았다. 의심은 한국에서보다, 미국에서부터 시작됐다.
메이저리그에서 인상깊은 활약을 보이지 못했던 테임즈가 KBO리그에서 대단한 성공을 거두자, 미국 현지 관계자들 사이에서 '약물을 복용하고 힘이 좋아진 것 아니냐'는 의심이 피어올랐다. 실제로 관계자들이 입에서 입으로 옮긴 소문이 수면 아래에서 꾸준히 확대 생산됐다.
한국 및 아시아 지역에 파견한 스카우트 및 직원들에게도 이런 이야기가 귀에 들어갔다. 몇몇 관계자들은 "약물을 복용했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잘 칠 수 없다"며 확신을 하기도 했다. 마치 공공연한 비밀인 것처럼 소문이 퍼져나갔다.
KBO리그에서 뛸 당시 메이저리그 관계자들에게 이런 의심을 받았기 때문에 빅리그 재입성이 힘들 것이라 보는 사람들도 많았다. 물론 테임즈는 한국에서도 수 차례 도핑 테스트 대상이 됐었지만 양성 반응이 나온 적은 없었다.
결국 이런 소문이 나오는 것도 실력 덕분이다. 실제로 테임즈는 대단한 노력파다. 특히 자기 관리에 있어서는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NC에 있을 때도 홈, 원정 가리지 않고 자신의 루틴 훈련을 꾸준히 했다. 게으름을 피우는 법이 없었다. '터미네이터' 같은 근육질 몸 역시 노력의 산물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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