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일까지 27경기 중 19경기에 출전해 64타수 11안타, 타율 1할7푼2리. 홈런 3개-타점 6개에 출루율 3할2푼1리, 장타율 3할1푼3리를 기록했다. 부상이 없는데도 규정타석 미달에, 득점권 타율이 1할5푼8리다.
전형적인 백업선수 기록같은데, '몸값' 110만달러 외국인 타자 성적이다. 중심타자로 데려온 외국인 타자가 이러면, 타선은 물론 팀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31). 기록만 보면 외국인 타자로서 자격 미달이다.
백업선수같은 4번이 가뜩이나 약한 중심타선까지 흔들었다. 4번 타자가 상대 투수를 압박해주지 못하는데, 중심타선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긴 어렵다. 야구 전문가들은 러프의 적응 실패가 3번 구자욱, 5번 이승엽 부진에 영향을 줬다고 설명한다.
기다림에 지친 김한수 삼성 감독은 4월 21일 NC 다이노스전이 끝나고 2군행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2군으로 내려가는 러프에게 타격 때 하체를 고정시키라고 주문했다. 김 감독은 "메이저리그 때 영상을 보면 안 그런데, 변화구에 고전하다보니 공을 따라가느라 하체 움직임이 많아졌다"고 했다. 라이온즈 코칭스태프는 러프가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오길 바랐다. 지난해 초반 빈타에 허덕이다가, 2군을 경험한 뒤 주축타자로 거듭난 두산 베어스 닉 에반스를 떠올리며.
열흘간의 퓨처스리그 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2일 두산전. '4번-1루수' 러프가 타석에 나설 때마다 관중석의 팬들과 코칭스태프, 동료들 모두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봤다. 첫날 러프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1점 홈런을 터트려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5-5 동점, 1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두산 마무리 이현승이 던진 초구를 통타해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 왼쪽 담장 너머로 보냈다. 올해 첫 삼성의 연장전 승리를 이끈 시즌 3번째 홈런이었다. 2-5로 패색이 짙었던 9회말 3점을 뽑아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는데, 러프가 홈런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앞선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러프는 우중안타를 때렸다. 시즌 두 번째 멀티히트. 지난 2월 삼성 코칭스태프가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러프를보면서 기대했던 모습이 아니었을까.
러프는 삼성이 우여곡절끝에 어렵게 데려온 선수다. 한신 타이거즈 소속으로 센트럴리그 타점왕에 올랐던 마리오 고메즈와 계약이 무산되면서, 영입작업이 급하게 진행됐다. 삼성 사람들은 러프를 이전부터 주목해 왔으며, 영입 1순위 선수였다고 했다. 여러가지 상황적인 여건이 맞지 않아 인연을 맺지 못하다가 뒤늦게 성사된 것이다. 그만큼 러프는 믿음을 주는 선수였다. 삼성 코칭스태프가 러프의 부진에 당혹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김 감독은 부진한 러프 얘기가 나올 때마다 "좋은 자질을 갖고 있고 타석에서 차분하게 대처하는 타자다. 초반 부진하다보니 조급해진 것 같지만, 앞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이제 전체 일정의 20% 정도 소화한 시즌 초반이다. 러프의 확 달라진 활약을 기다리고 있는 라이온즈팬이 많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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