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전 찾았던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리지는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
좁은 풀럼 로드에 늘어선 중산층 주택가를 지나면 '블루스'라는 애칭 답게 푸른 빛으로 치장한 경기장 외관이 드러난다. 100년이 넘는 세월의 무게가 곳곳에서 느껴지지만 구단의 역사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에서 따온 출입문 명칭, 각종 조형물은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경기장 한켠에 지나치게 현대적으로 치장한 메가스토어와 페인트 덧칠이 벗겨진 계단, 불편한 편의시설은 '신흥강호' 첼시에게 맞지 않는 옷이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부는 '재건축' 열풍에 첼시도 합류했다. 5억파운드(약 억원)를 투자해 '뉴 스탬포드 브리지'를 짓기로 했다. 첼시는 오는 2018~2019시즌 전까지 대체 홈구장 선정 작업을 마치고
오는 2021년까지 공사를 마칠 계획이었다. 그런데 '셋방살이'가 좀 더 길어질 전망이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3일 '경기장 인근 철로 문제가 대두되면서 공사 기간이 2년 더 늘어날 전망'이라고 전했다.
1887년 개관한 스탬포드 브리지는 지난 130년 동안 증축을 거듭해 현재 4만1663석 규모를 갖췄다. 그러나 2000년대 초부터 성적이 급등하며 팬수가 증가했고, 노후화된 경기장 시설 문제가 팀의 확장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혀왔다. 리버풀, 웨스트햄을 필두로 지역 라이벌인 토트넘까지 재건축 카드를 들고 나오자 첼시도 움직였다. 첼시는 지난해부터 1년 간의 공청을 거쳐 지난 1월 재건축 승인을 받았다. 6만석 규모의 새 경기장 디자인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인 '냐오차오(새둥지)'의 디자인을 맡았던 자크와 피에르가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유력한 대체 홈구장은 웸블리스타디움이 꼽힌다. 잉글랜드 대표팀 및 FA컵, 리그컵 경기 등 굵직한 경기가 열리는 '잉글랜드 축구의 심장'으로 9만석의 넉넉한 규모다. 홈구장 화이트하트레인 재건축에 들어가는 토트넘도 다음 시즌부터 이곳을 '대체 홈구장'으로 활용한다. 방대한 수용규모가 강점이나 반대로 매 경기 좌석을 모두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도 큰 게 사실이다.
런던스타디움도 대안으로 꼽힌다. 2012년 런던올림픽 주경기장이었던 이곳은 2013년부터 웨스트햄이 홈구장으로 활용 중이다. 수용규모는 웸블리 스타디움 3분의 2 규모인 6만6000석이다. 데일리메일은 '첼시가 지난해 10월 실사를 마친 곳'이라면서도 '전통적인 라이벌 중 한 팀인 웨스트햄과의 동거가 첼시 팬들 입장에선 껄끄러울 수도 있다'고 꼬집었다.
이들 외에도 챔피언십(2부리그) 레딩의 홈구장인 마데스키스타디움과 '잉글랜드 럭비의 성지'로 꼽히는 트위크넘스타디움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이에 대해 데일리메일은 '마데스키스타디움은 2만4161석에 불과한 수용규모가 걸림돌이고, 트위크넘 스타디움은 지역 의회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혀 대체 경기장 논의가 잠정 중단된 상태'라고 전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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