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출구조사 결과 안궁금한가?"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린 9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경기를 앞두고 광주 지역에는 비가 오락가락했다. 오후 3시경 굵은 빗줄기가 한 차례 쏟아지더니, 금세 가늘어졌고 비구름은 광주를 떠나고 있었다. 그래도 이미 내린 비가 많아 그라운드 곳곳에 물이 고인 곳이 많았다.
모든 팀에 마찬가지겠지만, 비로 인한 경기 취소 여부에 감독들은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선수들 컨디션 문제도 중요하고, 선발 로테이션이 바뀔 수 있기 때문. KIA의 9일 경기 선발은 양현종. 양현종은 이날 경기 전까지 6전 전승을 거둔 최고 투수. KIA 김기태 감독에게 "만약 경기 취소가 안되면 양현종이 14일 일요일 SK 와이번스전에도 등판하는 것인가"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이 돌아왔다. 양현종이 2경기 모두에서 승리를 따내주기만 한다면 양현종 개인 뿐 아니라 팀에도 엄청난 소득이다.
하지만 시즌은 길다. 양현종은 6연승을 달리며 많은 공을 던졌다. 6경기 중 4경기 7이닝을 소화했고 남은 2경기 6⅔이닝 투구를 했다. 특히, 지난 3일 넥센 히어로즈전은 원래 5일 휴식 후 등판 예정이었지만 컨디션 난조를 보인 팻 딘의 휴식을 위해 4일 휴식으로 앞당겨 등판한 경기였다. 이런 가운데 화-일 2경기 연속 등판은 양현종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 만약, 9일 경기가 취소됐으면 자연스럽게 양현종이 하루 더 휴식을 취할 수 있고, 다음 등판도 16일 LG 트윈스전으로 넘어간다.
취소가 되면 또 하나 좋았던 이유가 바로 LG다. LG가 최근 무서운 상승세로 KIA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벌써부터 16일부터 광주에서 열릴 예정인 KIA와 LG 3연전은 시즌 초반 상위권 판도를 흔들 수 있는 경기로 주목받고 있다. 어느 팀을 상대로 이겨도 같은 1승이지만, 이왕이면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팀을 상대로 에이스 투수를 투입하고픈 마음은 모든 감독들이 가질 수밖에 없다. 특히, KIA는 지난달 21일부터 23일까지 잠실구장을 방문해 LG와 첫 3연전을 치렀는데 당시 1승2패로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잘나가던 KIA가 당한 시즌 첫 루징시리즈였다. 이 것도 홈에서 앙갚음하고 싶은 KIA일 것이다.
하지만 광주에 세차게 내리던 비는 그쳤고, 김시진 경기감독관은 경기 개최를 결정했다. 김 감독은 덕아웃에서 감독실로 들어가며 "다들 대선 결과 발표가 안궁금하신가"라고 농을 쳤다. 하루쯤은 쉬어가고 싶은 마음을 드러낸 것이었다.
광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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