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선발진이 불안하다. 그중 한 명인 우완 투수 문승원(28)도 5경기 연속 선발 승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트레이 힐만 SK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2015년 9월 상무 야구단에서 전역한 문승원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선발 기회를 얻었다. 시즌 초만 해도 꾸준한 모습이었지만, 후반기에는 주로 구원 투수로 뛰었다. 그러나 올해는 더 많은 기회를 받고 있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의 공격적인 피칭을 높게 사면서, 시범경기 막판 4선발로 못박았다. 올 시즌 성적은 8경기에서 1승4패 평균자책점 6.64. 성적에서 보듯이, 선발로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힐만 감독이 신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승원은 대부분의 기록에서 리그 선발 투수 중 최하위다. 평균자책점과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 1.83), 피안타율(0.326)이 모두 리그에서 가장 높다. 피출루율도 3할9푼으로 팀 동료 박종훈(0.401)에 이어 2위다. 경기 당 5이닝 투구에, 퀄리티스타트는 단 한 번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16일 인천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시즌 4패째를 떠안았다. 힐만 감독은 17일 경기에 앞서 "스트라이크를 던지긴 했지만, 로케이션의 문제다. 특히 볼넷을 내준 이후 안타를 맞는 경우가 있었다"라고 진단했다.
힐만 감독도 현재 문승원의 성적에 대해선 인정을 했다. 그는 "숫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평균자책점, WHIP 등 모든 게 좋지 않다. 생산적이지 않을 수 있고, 실점을 하면서 팀이 지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힐만 감독은 "하지만 선발 투수를 평가할 때는 미래를 예측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문승원은 구속도 잘 나오고, 공의 스핀도 좋다. 또 110~120개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체력도 갖추고 있다. 충분히 선발 투수의 능력을 가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문승원은 어차피 향후 몇 년간 선발을 책임져야 할 투수다. 마땅한 대안이 없는 것도 사실. 힐만 감독은 "1군에서 선발 투수를 키우려면, 기록이 안 좋아도 재능을 봐야 한다. 또 태도나 훈련 모습 등도 고려해야 한다. 문승원은 굉장히 좋은 태도를 보여주고 있다. 미래를 보고 키우는 투수들은 기록보다는 가진 스킬을 봐야 한다. 문승원은 현재 선발 로테이션에 놓고 던지게 할 만한 투수다. 그래서 기회를 계속 주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문승원의 남은 과제는 역시 제구력이다. 문승원은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선발로 활약할 만한 충분한 구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섬세한 면이 부족하다. 힐만 감독은 "문승원이 1실점 정도를 줄여야 하는 것에 공감하고 있다"라면서 "다만 스트라이크존 구석으로 던질 수 있는 제구를 갖춰야 한다. 또한 볼넷 이후 공이 가운데로 몰리는 단점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SK 선발진은 리그 최하위 수준에 머물고 있다. 반등을 위해선 결국 문승원, 박종훈 등 기대를 모으는 투수들이 기복을 줄여야 한다. 힐만 감독은 이들의 선발로서의 능력을 충분히 믿고 있다. 아직까지는 문승원에게 꾸준히 기회가 가고 있다. 그 기회를 꽉 잡을 수 있을 지는 이제 문승원의 제구에 달렸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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