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쉽다. VAR…."
20일부터 국내 6개 도시에서 개막된 2017년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VAR(Video Assistant Referee·비디오 판독 시스템)이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다.' 축구계의 오랜 격언이다. 그러나 시간이 가면서 공정성, 신뢰도를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FIFA도 고개를 끄덕였다. VAR을 전격 도입했다.
반응은 긍정적이다. 대회 개막 첫 날부터 정확히 잡아냈다.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던 잉글랜드와 아르헨티나의 조별리그 A조 1차전. 잉글랜드 수비수 토모리가 얼굴을 움켜쥐고 쓰러졌다. 아르헨티나의 라우타로 마르티네스는 아무 일 없다는 듯 플레이했다. 경기는 잠시 중단됐다. 비디오 판독을 했다. 빈센트 유엔 주심이 마르티네스에게 다가갔다. 주심의 손에 들린 건 레드 카드, 퇴장이었다. 비디오 판독 결과 마르티네스가 토모리의 안면을 팔꿈치로 가격했다. 명확했다.
복수의 축구 관계자들은 "사실 축구계에서도 VAR을 두고 여러 목소리가 있었다. 그런데 대회를 보면서 확신이 생겼다"며 "VAR 도입은 축구 발전에 굉장히 긍정적인 시도"라고 입을 모았다.
한데 '태극소년'들의 표정은 조금 다르다. "더 정정당당한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말꼬리를 흐린다. 하고 싶은 말이 있는 모양이다.
아쉬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기니와의 조별리그 A조 1차전에서 소중한 1골이 VAR 판독 결과 무효처리됐다. 당시 이승우가 기니 왼쪽 측면을 빠른 돌파로 붕괴시킨 뒤 조영욱을 봤다. 조영욱은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킨 뒤 온 몸으로 기쁨을 토해냈다. 하지만 무효였다. 이승우가 패스하기 전 공이 아웃됐다는 판정이 내려졌다.
도움 기록이 무산된 이승우는 "살짝 애매했던 것 같다. 솔직히 공이 나갔는지 몰랐는데 그렇게 돼서 정말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골이 취소된 조영욱의 허탈함은 더 크다. 조영욱은 수비 라인을 깨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골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 간절했고, 더 아쉬웠다. 조영욱은 "아~ 진짜 아쉽다. VAR…"이라며 웃은 뒤 "기니전 끝나고 자려고 누웠는데 계속 골 장면 취소된 게 떠올랐다. 그 장면만 수 차례 다시 봤다"고 했다. 그러면서 "VAR은 분명 정확할 것이다. 선수로서 믿고 받아들여야 한다"면서도 "월드컵 전 첫 경기에서 골을 넣고 팬들 앞에서 세리머니를 하고 싶었다. 꿈을 이루는 듯 했는데 무효가 돼서 아쉽다"며 입맛을 다셨다.
수비형 미드필더 이승모도 엄살(?)을 부렸다. 이승모는 "아무래도 수비를 하다 보면 지금까지 몸싸움도 세게 하고 어쩔 수 없이 끊고 팔을 쓰기도 하는 상황들이 온다"며 "물론 모든 상황에 VAR이 적용되진 않겠지만 수비 입장에선 부담되는 게 사실"이라며 '귀여운 투정'을 부렸다.
전주=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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