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5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다. 원동력은 무엇일까.
SK는 개막 6연패로 시즌을 시작했다. 구단 최초로 외국인 감독(트레이 힐만)을 영입했으나, 출발이 불안했다. 사실 감독의 역량을 떠나, 투수와 타자 모두 믿을 구석이 없었다. 하지만, 빠르게 승수를 쌓았다. 4월 12일부터 19일까지 7연승을 달리며, 상위권에 진입했다. 타선 대폭발이었다. 최 정, 한동민, 김동엽을 중심으로 홈런이 쏟아져 나왔다. 팀 내에서 어떤 선발 투수가 나오든, 홈런이 펑펑 터지니 승리가 따라왔다.
그러나,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다. 매 경기 홈런이 나올 순 없다. SK는 타선이 주춤할 때 약점이 드러났다. 메릴 켈리, 윤희상 외에 안정감 있는 선발 투수가 부족했다. 처음 마무리 보직을 맡은 서진용도 블론 세이브 5개로 흔들렸다. 4위에서 버텼지만, 불 방망이가 식으면서 마운드도 함께 흔들렸다. 무엇보다 선발 싸움에서 지고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문승원, 박종훈 등이 부진했다. 설상가상으로 외국인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가 어깨 염증으로 이탈했다.
그럼에도 SK의 순위는 추락하지 않고 있다. 특히, 5주 연속 주중 3연전에서 루징시리즈를 기록하고도, 승률은 5할이다. 어떤 점이 달라졌을까.
젊은 선발 투수들의 호투
SK의 5월 선발 평균자책점은 3.94(리그 4위). 반전의 성적표다. SK는 5월 들어 선발진이 안정을 찾고 있다. 지난주 6연전에서 켈리(7이닝 5실점)와 윤희상(4이닝 10실점)이 나란히 부진했다. 하지만, LG 트윈스와의 주말 홈 3연전에 등판한 김태훈(5⅓이닝 무실점) 문승원(6이닝 무실점) 박종훈(6이닝 1실점)이 모두 승리를 따냈다. 성적에서 보듯이, 운이 아니었다. 김태훈은 다이아몬드의 빈자리를 훌륭히 메우고 있다. 4경기 선발에서 평균자책점 1.53을 마크하고 있다. 김태훈이 호투하면서, 힐만 감독도 선발 운용에서 고민에 빠져있다.
문승원과 박종훈은 나란히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소위 말하는 '각성 모드'다. 문승원은 이닝을 거듭해도 직구의 힘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 최근 커브를 적절히 섞는 볼 배합이 효과를 보고 있다. 박종훈은 구속의 변화를 주는 포크볼(정통파 투수들의 체인지업과 유사한 구종)로 완급 조절을 한다. 볼넷을 줄인 박종훈의 공은 치기 쉽지 않다. 공이 나오는 각도 자체가 특이하고, 위력적인 공을 던지기 때문. 기복이 사라지면서 계산이 서는 선발 투수가 됐다.
중요할 때 펑펑 터지는 홈런
SK는 팀 홈런 82개로 1위, 타점 251개로 2위에 올라있다. 타율과 출률이 하위권에 처져있으나, 홈런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나오고 있다. 23~25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 3연전에서 싹쓸이 패를 당했다. 하지만, 24일 경기에선 후반에 폭발한 홈런으로 롯데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26~28일 인천 LG 트윈스 3연전에서 8홈런을 몰아치며,시리즈를 스윕했다. 단숨에 승률을 5할(24승1무24패)로 맞췄다.
주목할 점은 홈런의 영양가다. SK는 지난해 182홈런으로 이 부문 2위를 기록했다. 홈런으로 나온 타점은 307타점. 전체 타점의 42.9%였다. 올 시즌에는 홈런이 더 화끈하게 터지고 있다. 251타점 중 홈런으로 생산한 타점은 130타점. 전체 타점의 51.8%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홈런의 의존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그 홈런이 꾸준히 나오고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주말 3연전에서 나온 15득점 중 8점이 홈런에서 나왔다. 팀이 무너지지 않게 하는 버팀목인 셈이다.
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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