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약속하고 돈을 더 달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프로야구 경기가 펼쳐지는 현장에서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이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이 뿐 아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는 이들이 있으니, 바로 선수단을 지원하는 프런트다.
특히,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팀은 더 바쁘다. 시즌 개막 후 외국인 선수들이 멀쩡히 뛰고 있는 팀들도 있지만, 교체를 진행중이거나 교체를 생각하고 있는 구단들 프런트는 잠못드는 밤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에 와 잘할 수 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작업, 그야말로 '로또' 당첨만큼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kt 위즈 김진욱 감독은 비로 취소된 6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새 외국인 타자 영입에 대해 "그 선수가 한국행 비행기를 탔는데 연착됐다더라"고 말하며 안타깝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려운 상황을 에둘러 표현한 것인데, 한 선수가 계약해 한국에 오기 직전 뭔가 문제가 생겼다는 뜻이다.
kt는 지난달 20일 부진한 조니 모넬을 퇴출시키고 곧바로 새 선수 영입에 착수했다. 스카우트팀이 곧바로 미국에 급파돼 후보들을 면밀히 체크했다. 그런데 2주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소식이 없다. 어떻게 된 일일까.
kt는 마음에 드는 최종 후보를 낙점하고 미국 현지에서 그 선수와 계약에 구두 합의를 했다.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한 kt 프런트는 그를 믿고 먼저 한국에 들어왔다. 해당 선수는 미국에서 신변을 정리하고 한국행 비행기에 타기로 했다. 그런데 이게 웬일. 출국일이 됐는데, 갑자기 못오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결국 돈이다. 돈을 더 안주면 움직이지 않겠다고 협박 아닌 협박을 한 것이다. 이제 한국프로야구는 미국에서 야구를 하는 선수들에게 널리 알려진 시장이다. 돈도 많이 주고, 왕대접도 해준다. 그래서 더이상 기피하는 리그가 아니다. 그만큼 정보도 많이 알려졌다. 한국의 대체 외국인 선수 영입 시스템을 말이다. 당장 자신이 빨리 오지 않으면 팀이 힘들다는 걸 안다. 이 점을 악용해 소위 말하는 '밀당'을 하는 것이다. 이런 경우 울며 겨자 먹기로 웃돈을 얹어준 사례가 그동안 많았다는 얘기다. 이를 무조건 외국인 선수 문제로만 돌릴 수 없다. 결국, 이런 작업은 한국 무대를 잘 아는 에이전트들이 벌이는 일이다.
이 사정을 아는 김 감독은 속만 탄다. 현장에서는 하루라도 빨리 선수가 오는 게 좋은데, 구단 프런트도 고생을 한 걸 아니 뭐라고 할 수도 없다. 김 감독은 "포지션도 상관없다. 잘하고, 못하고도 중요하지만 일단 선수가 와야 잘하는지, 못하는지 확인할 수 있지 않겠나. 그래도 수일 내로는 결론이 날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kt 뿐 아니다. 루이스 히메네스가 부상을 당한 LG도 새 외국인 타자를 찾아야 하는 처지다. 대니 돈을 데리고 있는 넥센 히어로즈도 교체 후보군이다. 이 팀들은 제이미 로맥을 데려와 '대박'을 친 SK 와이번스가 부럽기만 하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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