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사건이 연이어 벌어졌다. 11일 대전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한화 이글스전. 두 팀이 맞붙으면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다. 시리즈 마지막날, '신 라이벌전'답게 다이내믹했다. 한데 경기외적인 요소로 인해 큰 아쉬움을 남겼다.
홈팀 한화는 6회말 3-2로 뒤진 경기를 4-3으로 단숨에 뒤집었다. 8회초 한화는 세번째 투수 권 혁이 마운드에 올랐다. 굳히기에 들어갔다. 첫 타자 5번 이승엽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은뒤 6번 조동찬 타석에서 갑자기 경기가 중단됐다. 심판진이 모여 뭔가를 논의하며 중앙석 지붕을 가리켰다. 한 술취한 관중이 파울볼을 잡기 위해 위험천만하게도 중앙석 지붕으로 올라가 난간을 타고 넘어 다니고 있었다.
경호인력이 급파돼 해당 남성을 체포한 뒤 경기장에서 추방했다. 이 남성은 업무방해혐의로 경찰에 인계됐다.
문제는 2분간 중단된 뒤 경기흐름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점이다. 잘 던지던 권 혁은 갑자기 밸런스를 잃었다. 조동찬에게 중전안타, 7번 김정혁에게 중전안타, 8번 대타 김헌곤에게는 몸에맞는 볼을 내줬다. 1사만루 위기. 네번째 투수 심수창이 마운드에 올랐다. 9번 이지영의 타구는 좌익수 방면 안타성. 한화 좌익수 이성열이 몸을 날리는 호수비로 잡아냈다. 하지만 3루주자가 태그업하며 4-4 동점이 됐다.
한화는 1사 1,2루로 한숨을 돌리는 듯 했으나 대재앙이 기다리고 있었다. 1번 박해민의 타구는 제법 컸지만 평범한 중견수 플라이. 하지만 한화 중견수 장민석은 처음에는 왼쪽으로 이동하다 몇발짝 뒤로 물러서다 쉽게 잡을 수 있을 것같은 제스처를 취했다. 박해민은 실망한 듯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장민석은 타구를 놓친 뒤 우왕좌왕했다. 정작 타구는 장민석 뒤에 멀찌감치 툭 떨어졌다. 1루주자와 2루주자가 가볍게 홈을 밟았고, 뒤늦게 베이스러닝 발동을 건 박해민은 여유있게 3루에 안착했다. 중견수 플라이가 중월 3루타로 돌변했다. 순식간에 스코어는 6-4로 뒤집어졌다. 삼성은 쾌재를 불렀고, 한화는 망연자실 고개를 떨굴 수 밖에 없었다.
경기에 방해를 줄 수 있는 행위를 아무렇지도 범한 한 관중의 개념없는 행동이 가져온 커다란 나비효과. 권 혁이 좀더 잘 던지고, 수비 시간이 길어져도 장민석이 좀더 집중했으면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었겠지만 야구는 이처럼 민감하다. 한화는 그렇게 4대7로 허무한 역전패를 당했다.
대전=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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