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도 떠나는' 카타르 감독, 가야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호르헤 포사티 카타르 대표팀 감독이 한국전 승리 직후 돌연 사임 의사를 밝혔다.
14일(한국시각) AFP, 로이터통신 등이 일제히 포사티 카타르 감독의 사임 소식을 알렸다. 우루과이 출신 포사티 감독은 이날 카타르 도하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8차전에서 한국에 3대2로 승리한 직후 카타르 취재진에게 작별인사를 남겼다. 이번 경기가 감독으로서 마지막 경기냐는 질문에 포사티 감독은 "그럴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맹이 동의한다면, 난 누구의 앞길도 막고 싶지 않다"는 말로 사의를 표명했다. "대표팀을 떠나고 싶지는 않지만 때로는 옳고,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일을 해야만 한다"며 "나 자신만 먼저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협회와의 사전 교감이 있었던 모양새다.
하마드 빈 칼리바 빈 아흐메디 알타니 카타르 축구협회장은 "포사티 감독을 설득하겠지만 만약 여의치 않을 경우 카타르 23세 이하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스페인 출신 펠릭스 산체스 감독이 포사티 감독의 자리를 이어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을 앞두고 카타르의 축구열기는 그 어느때보다 뜨겁다. 러시아월드컵에 반드시 진출해야 한다는 감도 무겁다. 한국을 상대로 귀한 승점 3점을 따냈지만 3위 우즈베키스탄과의 승점 차는 아직 5점이다. 2경기를 앞두고 가야할 길이 멀다. 러시아월드컵행이 불발될 경우, 카타르는 전 월드컵에 출전하지 못한 첫 개최국의 오명을 축구사에 남기게 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서 감독직을 이어온 포사티 감독은 지난해 11월 이후 국가대표팀에 귀화선수를 배제하려는 협회 정책과 성적 부진 속에 사퇴 압력에 시달려왔다. 카타르는 브라질 태생의 로드리고 타바타, 우루과이 태생의 세바스티안 소리아 등 현 스쿼드의 절반이 귀화 선수로 구성돼 있다.
포사티 감독은 안방에서 값진 승점 3점을 따낸 후 지휘봉을 내려놓는 용단을 내렸다. "카타르 축구협회가 축구발전을 위한 장기플랜을 세울 때"라는 조언을 남겼다.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이의 뒷모습은 아름답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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