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외국인 타자 다린 러프가 실력과 인성을 겸비한 모습으로 팬들의 뇌리에 강인한 인상을 주고 있다.
러프는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역전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리며 팀의 'LG공포증'을 벗어나게 했다.
이날 2-2 동점이던 6회 1사 1,3루에서 타석에 선 러프는 1B2S에서 상대 선발 차우찬의 4구 112㎞ 커브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0m의 3점 홈런을 터뜨렸다.
이날 러프의 이 홈런은 단순히 역전의 성과만 얻은 것이 아니었다. 우선 팀 타선을 살아나게 만들었다. 그 전까지 삼성은 올시즌 LG를 만나 5전5패를 당했다. 특히 한때 동료였던 차우찬에게만 2패를 당했다.
러프 본인도 마찬가지였다. 홈런 전까지 올 시즌 차우찬을 7타석 상대해 안타없이 삼진 3개만 기록했다. 하지만 이 홈런으로 본인은 물론 팀 타선이 LG 공략법을 터득하게 됐다.
러프는 홈런 외에도 8회 다음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다. 삼성 타자들도 홈런 이후에 더 힘을 냈다. 홈런 전 차우찬에게서는 이원석을 솔로포와 김정혁은 안타하나를 뽑아낸 것이 전부였지만 홈런 이후 6안타를 몰아쳤다. 덕분에 5점을 더 추가해 편안하게 승리를 만끽할 수 있었다.
또 LG 불펜을 소모하게 만들었다. 러프의 3점 홈런은 차우찬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다음 투수 이동현은 1⅔이닝 1실점하고 8회 마운드를 윤지웅에게 넘겼다. 윤지웅은 야수들의 실책이 겹치며 2안타 3실점(1자책)하고 아웃카운트 하나만을 잡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리고 최동환이 다시 1⅔이닝 동안 1실점하며 경기를 끝냈다. 러프의 역전 홈런이 불펜투수 3명을 모두 20개 넘게 던지게 만들었다.
이는 이번 주중 3연전에서 LG와 1승1패를 거두고 22일 한경기를 남겨놓은 삼성에게 큰 힘이 될수도 있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러프는 자신의 훈훈한 인성까지 과시했다. 이날 2회 러프는 선두타자로 나서 4구만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이에 앞선 차우찬의 3구 때 파울 타구를 날렸고 이 공은 중앙 테이블석 관중의 맥주컵으로 들어갔다. 러프는 이를 유심히 지켜보다 직접 자신의 통역을 통해 친필 사인볼과 함께 사비로 맥주 비용을 지불했다. 러프는 경기 후 "야구를 즐기러온 관중이 나때문에 피해를 봤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당연히 관중은 기뻐할 수밖에 없다. 이런 세심함이 러프를 새로운 '국민 외국인 타자' 반열에 오르게 하지 않을까. 어찌됐든 여러모로 러프와 삼성팬에게는 뜻깊은 날이 됐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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