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 다시 가고 싶진 않아요."
두산 베어스 정진호가 지난 7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그만큼 정진호는 절실했다. 앞으로 KBO리그에서 언제 다시 나올지 모를 5회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한 선수의 바람치곤 소박했다.
그런 정진호는 아직도 경쟁중에 있다. 민병헌의 부상으로 출전 기회가 늘긴 했지만 이전까지는 붙박이 주전이라고 할 수 없었다.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한 이후에도 여섯번은 선발 출전하지 못했다.
2011년에 두산에 입단한 정진호는 꾸준히 1, 2군을 오갔다. 2015년을 제외하고는 정규 시즌 50경기 이상 출전해본 경험이 없다. 주로 백업요원으로 활약했기 때문이다. 외야 자원이 많은 두산에서 정진호의 능력은 쉽게 부각되지 못했다.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고 따로 가진 취재진들과의 대화에서 정진호는 "내일 내려가면 좋은 활약을 할 수 있겠나"라는 질문을 받았다. 기자는 다음날부터 시작되는 지방 원정 경기 출전에 대해 질문한 것이지만 정진호는 화들짝 놀랐다. "내려간다고요?" 퓨처스리그에 간다는 것으로 알아들은 것이다. 이내 질문을 이해한 정진호는 웃으며 "내려간다고 표현하지 말아주세요. 그냥 지방 원정에 간다고 말해주세요"라고 했다. 그만큼 정진호에게 1군 무대는 절실한 것이다.
정진호는 올시즌 교체 출전한 19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를 기록중이다. 하지만 선발 출전한 21경기에서는 75타수 25안타, 3할3푼3리를 쳐내고 있다. 선발출전할 때 성적이 월등히 더 좋다.
정진호는 29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 1번-우익수로 선발출전했다. 이날 그는 2타수 2안타(1홈런) 2볼넷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6대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1회 중전 안타로 첫 출루를 기록한 정진호는 박건우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득점에 성공했다. 2회에는 상대 선발 문승원의 5구 143㎞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30m의 큼지막한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4회와 6회에도 볼넷을 얻어 출루하며 한경기 4출루를 기록했다.
정진호의 절실함이 만든, 1번타자로서는 더할 수 없는 활약이다. 그가 1군에서 이같은 활약을 계속 보여줄 수 있을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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