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군단' SK 와이번스는 올 해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 신기록 달성이 유력하다.
SK는 3일 현재 79경기에서 137개의 홈런을 기록했다. 이 페이스를 144경기에 대입하면 약 250홈런이라는 수치가 나온다. 2003년 삼성 라이온즈가 세운 역대 한 시즌 팀 최다홈런인 213개를 훌쩍 뛰어넘는다. 물론 팀당 경기수가 지금은 144게임으로 2003년의 133게임보다 11경기가 많다. 그렇지만 현재 SK의 홈런 페이스라면 133경기에서 230홈런이 가능하다.
역대 최강의 홈런 팀이라고 할만 하다. 3일 현재 최 정이 29개로 홈런 1위이고, 한동민이 23홈런으로 2위, 김동엽이 16개로 공동 7위에 올라있다. 로맥과 나주환도 각각 13개, 11개를 때렸다. 두 자릿수 홈런타자가 5명으로 10개팀 중 가장 많다.
SK의 장타력이 이처럼 폭발적인 것은 홈구장이 타자친화적이라는 사실이 일정 부분 작용하기 때문이다. SK의 홈인 문학구장(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펜스 거리가 좌우 95m, 중앙 120m다. 전국 평균(좌우 98.5m, 중앙 120.5m)보다 다소 짧다. 올 시즌 홈런에 대한 파크팩터(PF)는 1.219다. PF가 1보다 크면 타자친화적, 1보다 작으면 투수친화적 구장으로 보면 된다. 문학구장은 전체 구장 평균보다 약 22% 정도 홈런이 많이 나온다는 뜻이다. 문학구장의 PF는 매년 1.2~1.4 정도로 나타난다. 국내 최대 잠실구장의 PF가 0.5~0.7에서 형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문학구장의 타자친화적 '정도'를 알 수 있다.
물론 문학구장의 PF 수치가 가장 큰 것은 아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홈인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의 올 시즌 PF는 1.542로 문학구장보다 0.323이나 높다. 라이온즈파크는 좌우 99.5m, 중앙 122.5m로 전국 평균 이상이지만, 좌우와 중앙을 연결한 펜스가 직선 형태라 좌우중간 거리가 107m로 상대적으로 짧다. 그렇지만 팀 홈런은 SK가 삼성(77개)보다 60개나 많다. 단순히 SK가 홈구장 덕에 홈런을 많이 친다고 말하기 힘든 이유다.
2003년 삼성이 한 시즌 최다홈런을 기록할 당시 홈구장인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의 PF는 1.606이었다. 그해 삼성에서는 이승엽(56개) 마해영(38개) 양준혁(33개) 등 3명의 선수가 30홈런 이상을 터뜨렸다. 당시 대구구장의 펜스 거리는 좌우 95m, 중앙 117m로 '미니 구장'에 속했다. 삼성 타자들의 홈런 능력이 뛰어난데다 짧은 펜스 거리 효과도 작용하다 보니 최다홈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고 봐야 한다.
그해 대구구장의 PF는 지금의 문학구장보다 0.387이나 높았고, 경기당 평균 3.21홈런이 터졌음을 고려보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다. 올 해 문학구장의 경기당 평균 홈런은 2.83개다. 즉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이기는 마찬가지지만, 지금의 SK 타자들이 누리는 구장 효과가 2003년 삼성 타자들의 그것보다는 덜하다는 이야기다.
2015년 넥센 히어로즈는 팀 홈런 203개를 치며 2003년 삼성 이후 12년 만에 팀 홈런 200개 이상을 기록했는데, 그해 넥센의 홈인 목동구장(좌우 98m, 중앙 118m)의 PF는 1.342, 경기당 홈런수는 2.78개였다. 지금의 문학구장과 타자친화적 정도가 비슷했다.
아직 전반기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지만, PF 등 여러 부분을 살펴보면 SK의 장타력은 역대 어느 팀과 비교해도 더 뛰어나다는 결론이다. 적어도 숫자상으로는 그렇게 나타난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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