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국보급 '소시민 페이소스'를 가진 배우 송강호. 그가 오는 8월 극장가를 또 한 번 뜨겁게, 그리고 뭉클하게 달굴 전망이다. 부정할 수 없는 진득한 송강호의 명품 연기가 137분, 단 한순간도 빠짐없이 스며들어 관객의 심장을, 콧잔등을 시큰하게 파고든다.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다룬 휴먼 영화 '택시운전사'(장훈 감독, 더 램프 제작). 10일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에서 열린 '택시운전사' 언론·배급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됐다. 이날 언론·배급 시사회에는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 손님을 태우고 광주로 간 택시운전사 김만섭 역의 송강호, 정 많은 광주 택시운전사 황태술 역의 유해진, 꿈 많은 광주 대학생 구재식 역의 류준열, 그리고 장훈 감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1980년 5월 뜨거웠던 광주를 카메라에 담은 '푸른 눈의 목격자', 독일기자 위르겐 힌츠페터와 그를 태운 택시운전사 김사복의 실제 사건을 픽션을 가미해 스크린으로 옮긴 '택시운전사'. '효자동 이발사'(04, 임찬상 감독) '변호인'(13, 양우석 감독) '밀정'(16, 김지운 감독) 등 근현대사의 아픔을 전하는 영화로 관객에게 뜨거운 메시지를 전해온 송강호가 '택시운전사'를 통해 또 한번 칼을 갈았다. 이번에도 일당백 활약한, 그야말로 송강호 표 슈퍼히어로가 탄생한 것.
송강호는 "시대극이라서 꼭 다른 마음이나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현대 사회에서 아픈 비극을 그리는 영화다 보니 심리적인 측면을 표현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이 영화를 통해서 무엇을 이야기 할 것인지, 표현 방법에 대해 연구를 많이 했다. 관객에게 희망적이고 진취적인 영화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송강호는 실제 광주 민주 항쟁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의 빚'이라 언급해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광주 민주 항쟁이) 중학교 2학년 때라고 기억한다. TV를 구경하기 힘든 시대라 라디오 방송에서 '폭도들을 진압했다'라는 아침 뉴스를 들은 기억이 난다. 그때 든 생각은 '다행이다'라는 것이었다. 홀가분한 마음으로 학교에 간 기억이 나는데 왜곡된 보도와 통제로 눈과 귀를 막았던 시대같았다. 그들의 고통과 비극을 어떻게 알겠느냐만은 촬영을 하면서 희생 당한 고귀한 정신이 진정성 있게 영화로 담아 많은 분에게 진실을 알리고 싶엇다. 마음의 빚을 연기로나마 풀고 싶었다. 이 작품을 통해 마음의 빚을 덜 수 있는 작품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송강호는 "실존 인물인 김사복은 정치적인 생각과 방향으로 광주 민중 항쟁을 대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정확히 아신분이 아닌가 싶다. 그런 감정과 상황을 연기하려고 했다"며 "이 영화는 모든 희생자를 위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그 책임은 누가 져야할지 모르겠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 속 고통을 받아야 했지 않나? 광주의 아픔을 돼 새기는 것이 아니라 아픔 속에서도 어떻게 살아갈지 군인이든, 시민이든 그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평화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분들을 위한, 그분들의 희망을 노래한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고 진심을 전했다.
'택시운전사'의 모티브가 된 '푸른 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 역을 연기한 토마스 크레취만의 연기도 눈길을 끈다. 독일 제1공영방송 ARD-NRD의 카메라맨으로 시작해 베트남 전쟁에서 종군 기자로 활약했고, 이후 일본 특파원 기자로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하며 교류를 쌓은 그가 우연히 라디오를 통해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심상찮은 상황을 듣고 취재를 위해 광주로 향한 인물 위르겐 힌츠페터. 그곳에서 기자의 신분을 숨긴 채 계엄 하의 삼엄한 통제를 뚫고 광주의 참상을 생생하게 취재해 전 세계에 알린 인물을 맡은 독일배우 토마스 크레취만은 극 중 김사복 역의 송강호와 환상의 호흡을 펼쳤다.
송강호는 토마스 크레취만에 대해 "잘 아시겠지만 할리우드에서 많은 작품을 촬영해왔는데, 그래서 한국이라고 생소하게 여기는 부분은 없었다. 지난해 폭염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는데 분위기 좋게 촬영을 참여했다. 우리가 배려를 해야 하는데 본인이 먼저 배려를 많이 해주는 부분이 컸다. 인격이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됐다"고 추켜세웠다.
'고지전'(11) 이후 '택시운전사'로 오랜 만에 관객을 찾은 장훈 감독은 "6년 만에 관객을 찾게 됐다. 80년대 광주를 재현하는데 있어서 어려움이 많았다. 80년대 분위기를 내는 장소가 많이 없었는데 이런 대목을 표현하는데 애를 썼다"며 "위르겐 힌츠페터의 수상 소감에서부터 시작한 이야기다. 그분의 실화를 모티브로 극화한 작업이다"며 "인물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소시민이 큰 사건을 마주하면서 어떤 심리적인 변화를 겪게될지 관객들이 보기에 감정적으로 따라가면서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심스럽고 어려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정확히 보여줘야 할 부분은 보여줘야 한다고 판단해 사실적인 광주를 표현하려고 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한편, '택시운전사'는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류준열 등이 가세했고 '고지전' '의형제' '영화는 영화다'의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2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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