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증된 공격수 두 명이 동시에 선발 출전하는 게 어렵다. 스타일이 비슷할 경우 투톱 전형을 구사하기 어렵다. 황선홍 감독의 FC서울이 2017시즌 중반 그렇다. K리그 역사상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데얀(36)과 박주영(32)이 이 문제에 처해 있다. 시즌 초반까지만 해도 둘은 동시에 선발 출전한 적도 있다. 그러나 투톱은 매끄럽게 돌아가지 않았다. 동선이 겹치기도 했고, 상대 수비수들을 효과적으로 괴롭히지 못했다.
도달한 결론은 중앙 포워드로 1명을 세우는 것이다. 최강희 감독의 전북 현대도 똑같은 문제를 고민하다 투톱을 버리고 원톱을 사용하고 있다.
요즘 황선홍 감독은 '박주영=선발' '데얀=백업' 카드를 16일 경기까지 4경기 연달아 뽑아들고 있다. 박주영은 16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선발 출전, 선제골을 터트리면서 팀의 2대1 승리에 기여했다. 데얀은 후반 박주영 대신 교체로 들어갔다. 데얀은 최근 4경기 연속으로 조커로 들어갔다. 지난 광주전(9일)과 포항전(12일)에선 교체로 들어가 2경기 연속골을 터트렸다. 포항전 득점은 결승골이었다.
데얀은 포항전을 마치고 수훈 선수 기자회견에서 이어진 후반 교체 출전에 서운함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감독의 결정사항이다. 솔직히 내 기분이 좋은 건 아니다."
황선홍 감독은 한국 국가대표 공격수 계보를 잇는 선수 출신이다. 그는 "공격수는 흐름을 이어가는 게 중요하다. 박주영의 최근 컨디션이 좋다. 또 팀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물론 데얀의 컨디션도 좋다. 지금의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어서 박주영을 선발, 데얀을 후반에 투입하고 있다. 데얀은 상대 수비수들의 체력이 떨어졌을 때 들어가는게 더 위력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감독은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은 팀도 중요하지만 개인의 기록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황선홍 감독은 "데얀의 마음을 모르지 않는다. 나도 공격수 출신이다. 데얀의 마음을 달래주어야 할 것 같다. 다음 경기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을 면밀히 체크해서 투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약 4개월만에 2연승을 달린 서울은 19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갖는다. 인천은 데얀의 친정팀이기도 하다. 데얀은 2007년 인천을 통해 K리그에 데뷔했다. 이듬해 서울로 이적해 K리그를 대표하는 외국인 골잡이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에도 20경기에 출전, 10골을 터트리고 있다.
박주영은 FC서울의 간판 스타로 서울에서 프로 데뷔했었고, 유럽 클럽들을 돌아 서울로 유턴했다. 이번 시즌 7골을 넣고 있다.
흐름이 바뀌면 박주영과 데얀의 입장이 다시 달라질 수도 있다.
서귀포=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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