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 메릴 켈리와 롯데 자이언츠 브룩스 레일리가 만났다 하면, 명품 투수전을 펼치고 있다. 이번에도 똑같이 노디시전. 켈리는 구원 투수들의 블론 세이브로 울었다.
롯데는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접전 끝에 9회초 전준우의 결승타를 앞세워 3대2 역전승을 거뒀다. 4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47승2무48패를 기록했다. SK는 싹쓸이에 실패. 시즌 51승1무48패가 됐다. 롯데는 SK와의 격차를 2경기 차로 좁혔다. 승부는 막판에 갈렸다. 어찌 됐든 두 선발 투수들은 최고의 투수전을 펼쳤다. 하지만 그 위력투가 팀의 승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구원 투수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두 외국인 투수는 똑같이 지난 2015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데뷔해 3년차 시즌을 치르고 있다. 성공적으로 연착륙한 투수들이다. 또한, KBO에서 시즌을 치를수록 성장하고 있다는 것도 또 하나의 공통점. 켈리와 레일리는 이날 경기 전까지 4경기에서 맞대결을 펼쳤다. 켈리가 1승무패, 평균자책점 2.22(28⅓이닝 7자책점)으로 잘 던졌다. 레일리는 1승1패, 평균자책점 3.25(27⅔이닝 10자책점)를 기록했다. 켈리가 우위를 점했으나, 레일리도 크게 밀리진 않았다.
올해도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지난 4월12일 인천에서 두 투수가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역시 투수전이었다. 당시 켈리가 8이닝 11탈삼진 무실점으로 위력적인 피칭을 했다. 레일리도 7이닝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잘 던졌다. 켈리가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1-0으로 앞선 9회초 서진용이 블론 세이브를 기록.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고, 12회 승부 끝에 SK가 2대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는 마치 데자뷔 같았다. 점수는 의외로 이른 시점에 나왔다. SK는 1회말 안타와 볼넷을 묶어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정의윤이 좌전 적시타를 쳐 선취 득점했다. 레일리의 제구가 다소 높았다. 그러나 내야 땅볼 유도로 위기를 벗어났다. 롯데는 2회초 선두타자 이대호가 켈리의 바깥쪽 낮은 패스트볼을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겼다. 잘 던진 공을 잘 공략했다.
이후 본격적인 투수전이 펼쳐졌다. 켈리는 우타자들에게 철저히 바깥쪽 컷패스트볼로 승부했다. 체인지업도 낮게 떨어졌다. 좌타자를 상대로 한 컷패스트볼 역시 몸쪽을 파고들었다. 2회초 5번 타자 전준우부터 6회초 2번 타자 나경민까지 안타를 맞지 않았다. 탈삼진 1위 답게 효율적으로 삼진을 뽑아냈다. 레일리도 1회 실점 후 안정을 찾았다. 2회말 8번 타자 이대수부터 6회말 김성현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출루시키지 않았다. 6회 1사 후 최 정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정의윤을 6-4-3 병살타로 요리했다.
균형은 8회가 돼서야 깨졌다. 켈리는 8회초 첫 타자 이우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한 뒤 희생번트로 1사 2루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투구수 100개가 넘은 상황에도 구위가 살아있었다. 켈리는 대타 김상호를 1루수 땅볼로 요리했고, 번즈를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번즈의 헛스윙을 이끌어낸 결정구는 무려 155㎞의 패스트볼이었다. 8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면서 10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레일리도 8회말 나주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이성우의 희생 번트로 똑같이 1사 2루 위기에 놓였다. 롯데는 여기서 레일리를 내리고 배장호를 투입. 그러나 배장호는 로맥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레일리는 패전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끝까지 4월12일 경기를 떠올리게 했다. 9회초 등판한 박희수가 2연속 4사구를 기록했고, 김주한이 사구와 2타점 적시타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4월의 경기처럼 켈리의 승은 날아갔다. 다만, 그때와는 달리 롯데가 역전승으로 웃었다.
인천=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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