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에서는 무더위에 강한 자가 진짜 강한 자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한여름 최강 에이스로 주목받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 들쭉날쭉한 피칭으로 퇴출설까지 거론됐던 레일리는 지난 6월 24일 두산 베어스전부터 7경기 연속 7이닝 이상을 투구했다. 올시즌 7경기 연속 7이닝 피칭을 한 투수는 레일리가 유일하다.
30일 인천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서는 7⅓이닝 5안타 2실점으로 상대 에이스 메릴 켈리와 팽팽한 투수전을 펼치기도 했다. 롯데는 레일리의 역투를 발판삼아 1-2로 뒤진 9회초 전준우의 2타점 결승 2루타로 3대2로 승리, 3연패를 끊었다. SK는 불펜 난조로 8이닝 1실점한 켈리의 승리를 지켜주지 못했다. 레일리는 뒤늦게 터진 타선 덕에 패전을 면하기는 했으나, 롯데가 역전승할 수 있었던 것은 경기 후반까지 마운드를 지켜준 레일리 덕분이라고 봐야 한다.
레일리는 최근 7경기서 5승을 챙겼고, 평균자책점 2.10을 올렸다. 롯데는 그 7경기를 모두 잡았다. 한여름 최강 에이스가 레일리다. 7월 5경기에서는 37⅓이닝을 던져 3승무패,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지난 23일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헥터 노에시와의 맞대결에서 9이닝 7안타 1실점의 완벽한 투구로 시즌 첫 완투승을 따내기도 했다. KBO가 주관하는 7월 월간 MVP로도 손색없는 성적이다.
6월 24일 이전 평균자책점 5.63으로 이 부문 최하위였던 레일리가 이후 달라진 이유는 뭘까. 크게 두 가지로 풀이된다. 롯데는 지난 6월초 새로운 외국인 투수를 영입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레일리 또는 닉 애디튼을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당시 애디튼이 교체 대상으로 사실상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레일리도 부진이 계속된다면 거취를 장담할 수 없었다. 심리적으로 긴장하면서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롯데는 레일리가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도록 6월 8일 1군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2015년 롯데 입단 후 레일리가 1군서 말소된 것은 처음이었다. 열흘 간의 휴식을 취하고 돌아온 레일리는 롯데가 기대했던 1선발 모습을 되찾았다. 최근 7경기만 놓고 본다면 켈리나 헥터, NC 다이노스 에릭 해커와 비교해도 구위와 경기운영능력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다.
낮은 코스를 집중 공략하는 안정적인 제구와 적극적인 승부가 지금의 레일리를 만들었다는 분석이다. 투심,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자신의 모든 구종에 대해 자신감이 넘친다. 롯데 팬들은 최근 왼손 레일리를 '레형광'이라는 별명으로 다시 불러주고 있다.
후반기 조쉬 린드블럼을 다시 불러들인 롯데는 안정적인 로테이션을 앞세워 5강 경쟁에 승부수를 던진다는 생각이다. 최근 타선이 다시 침체에 빠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투수진 특히 선발이 탄탄하다면 5위 경쟁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31일 현재 롯데는 5위 넥센 히어로즈에 3경기차로 뒤져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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