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업계 1위 업체인 쿠팡이 도촬(도둑촬영)용으로 사용되는 초소형 카메라를 추천 상품으로 올려놓고도 '나몰라라 식'으로 대응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여름철을 맞아 타인의 신체 일부를 촬영하는 등 '몰카(몰래카메라)'로 인한 범죄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관련 제품을 판매하고 있어 '돈만 되면 뭐든 판매해도 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것.
더욱이 비난 여론에도 쿠팡은 "판매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입장을 보여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는 경쟁업체인 위메프나 티켓몬스터(티몬) 등이 지난 2015년 몰카 제품 판매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뒤 관련 제품 판매를 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과 대조된다.
쿠팡, "제품 판매 중지는 힘들어…해결 방안 마련중"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지난달 31일 스마트폰 앱을 통해 '오늘의 추천' 생활용품 카테고리 1위 제품으로 몰카 촬영이 가능한 안경형 히든캠을 소개했다. 안경형 히든캠은 안경 형태로 만들어져 외관상 카메라가 보이지 않는 최신 제품이다. 해당 페이지 제품 설명란에는 '아무도 모르게 안경에 내장된 디지털 캠코더로 고화질 풀HD 영상을 촬영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해당 내용을 확인한 소비자들은 노출이 많아진 여름철에 몰카 범죄가 사회문제로 번져가는 상황에서 쿠팡이 악용 여지가 큰 제품을 판매하고 추천 상품으로까지 올린 것을 비난했다. '범법 행위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 '소셜커머스 가운데 쿠팡만 몰래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다'는 등이 대표적이다.
비난 여론이 형성되자 쿠팡 측은 해당 제품을 추천상품에서 내린 상태다. 다만 판매 자체를 막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쿠팡 관계자는 "오픈마켓의 특성상 제3자가 입점해 판매하는 상품으로 현재까지는 강제로 판매자의 판매를 중지시킬 수 없다"며 "해당 사안에 대한 해결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서 주목할 점은 경쟁사인 위메프·티몬·옥션·G마켓 등 다른 소셜커머스·오픈마켓에서는 몰카 관련 제품을 지난 2015년 말부터 판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당시 '워터파크 몰카 동영상' 등이 유포되며 몰카 판매에 대한 비난 여론이 거센데 따른 조치였다. 2일 기준 위메프와 티몬, 옥션 등에서는 몰카 제품을 찾아볼 수 없다. 쿠팡에 대해 누리꾼들이 "돈만 되면 뭐든 판다"고 비난하는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누리꾼들은 SNS에 "범법행위를 하라고 등 떠미는 것이냐", "몰카 장비 파는 줄 이제 알았으니 불매하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쿠팡의 몰카 판매를 비판하는 분위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특성상 소비자 접근성이 높아 범죄로 이용될 수 있는 제품에 대해선 법적 여부를 떠나 사전 검열 등을 통해 판매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업계 전반적으로 최근 연예인 관련 몰카 사건이 조명되고 여름이란 계절적 특성상 몰카 관련 범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 관련 제품 등을 판매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 통념상 문제될 제품 연이어 판매…"제품 선정 과정 개선 필요"
쿠팡이 사회적 통념상 문제가 될 만한 제품을 판매해 누리꾼들의 비난을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초에는 욕설이 적힌 유아용 티를 판매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식약처가 불법 제조했다고 발표한 전자식 금연보조제품을 판매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다양한 사업자들이 쿠팡에 입정해 물건을 판매하는 오픈마켓의 시스템상 제품 판매에 문제가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문제가 많아지다 보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실제 쿠팡은 법적으로 문제되는 제품을 판매한 적도 있다. 올해 '돋보기안경'을 판매해 불법 판매를 방조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업계는 쿠팡에서 유독 판매 제품 관련 논란이 많은 것에 대해 제품 선정 과정 및 모니터링 관리 소홀 등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통신판매중개업인 오픈마켓으로 변신을 선언한 이후 관련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탓이다. 통신판매업의 경우 상품 하자와 배송문제 등에 직접 책임을 져야하지만 통신판매중개업은 판매자들이 쿠팡에 입점한 후 자체적으로 상품설명부터 판매까지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제품과 관련한 법적인 책임에서 자유롭다.
업계 관계자는 "소셜커머스의 특성상 업체 한 곳에 문제가 생기면 불똥이 기타 업체로 튀는 경우가 많아 우려스럽다"며 "쿠팡이 국내 1위 오픈마켓을 목표로 공격경영에 나서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등 외형적인 확장과 투자를 하는 것은 좋지만 내실을 다지며 적극적인 제품 관리가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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