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암스로 또는 언더핸드스로 등 이른바 잠수함 투수의 약점은 좌타자다. 좌타자에게는 잠수함 투수의 투구폼이 상대적으로 잘 보이고 대각선 방향에서 날아드는 공을 배트 중심에 맞힐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상대 선발이 잠수함일 경우 좌타자를 집중 배치한다.
6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와 SK 와이번스의 경기는 잠수함 선발간 맞대결이 관심을 끌었다. kt는 사이드암스로 고영표, SK는 언더핸드스로 박종훈을 각각 선발로 내세웠다. 이날 경기전까지 올시즌 우-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을 보면 고영표는 2할5푼7리-3할3푼5리, 박종훈은 2할5푼4리-2할6푼8리다. 두 투수 모두 좌타자 피안타율이 더 나빴는데 우타자 피안타율과의 차이는 고영표가 컸다. 또한 시즌 성적 자체도 박종훈(8승6패, 평균자책점 4.49)이 고영표(4승11패, 평균자책점 5.07)보다 좋았다. 아무래도 박종훈이 이날 맞대결에서는 좀더 나은 피칭을 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결과는 고영표의 완승이었다. 고영표는 7이닝 7안타 2실점, 박종훈은 5이닝 5안타 4실점을 각각 기록했다. 위기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고영표가 보다 효과적인 투구를 했기 때문이다. SK는 1,2번 노수광과 조용호, 5번 한동민, 7번 박정권 등 4명의 좌타자를 선발 라인업에 올렸다. kt는 1~3번에 좌타자 이대형, 전민수, 로하스가 포진했다.
두 투수 모두 1회 실점을 했다. 고영표는 1회초 선두 노수광에게 134㎞짜리 직구를 던지다 좌중간 2루타를 얻어맞았고 계속된 1사 3루서 최 정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해 선취점을 내줬다.
박종훈은 1회말 선두 이대형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도루까지 내줘 무사 2루에 몰렸다. 2번 좌타자 전민수를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그 과정에서 폭투를 범했고, 로하스를 3루수 땅볼로 처리하는 사이 대주자 하준호가 홈을 밟았다. 두 선발 모두 1회 수비서 선두 좌타자를 출루시킨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됐다.
그러나 이후 경기 양상은 달랐다. 고영표는 2회초 2사 만루서 좌타자 조용호를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3회초에는 선두 최 정에게 좌월 2루타를 허용한 뒤 이후 3타자를 범타처리하는 과정에서 한 점을 허용했지만, 이후에는 완벽했다. 4~7회까지 4이닝 연속 무실점으로 SK 타선을 완벽하게 제압해 나갔다. 특히 4회에는 노수광과 조용호 좌타 라인을 체인지업으로 연속 삼진 처리한 뒤 최 정마저 136㎞ 직구로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반면 박종훈은 2-1로 앞선 3회말 좌타자 전민수를 넘지 못했다. 선두 오태곤의 중전안타와 중견수 노수광의 실책으로 무사 2루. 이어 정 현에게 우익선상 2루타를 맞아 2-2 동점을 허용했다. 박종훈은 하준호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았지만, 1사 2루서 전민수에게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주고 3-2 역전을 허용했다. 전민수는 박종훈의 몸쪽 커브를 잡아당겨 우익선상에 떨어지는 깨끗한 적시 2루타를 날렸다. 박종훈은 4회 안타 2개를 허용하며 추가 1실점했고, 결국 2-4로 뒤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날 좌타자 상대 기록은 고영표가 11타수 3안타, 박종훈은 6타수 1안타 4사구 3개였다. kt가 결국 6대3으로 이겨 고영표는 8연패를 끊고 5월 13일 NC 다이노스전 이후 85일만에 시즌 5승째를 따냈다.
수원=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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