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리우올림픽 태권도 남자 68㎏급 8강전. 이대훈(한국가스공사)은 세계랭킹 40위인 요르단의 복병 아흐마드 아부가우시에게 8대11로 덜미를 잡혔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아쉬운 은메달을 넘어 금메달을 노렸던 이대훈이기에 쓰라린 패배였다. 이대훈은 경기 후 아부가우시의 손을 들어주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팬들은 이대훈이 보여준 '패자의 품격'에 박수를 보냈다. 이후 패자부활전을 통해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아부가우시에게 당한 패배는 아픈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아부가우시는 이대훈을 꺾고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리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요르단 역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금빛으로 장식했다. 연말에는 세계태권도연맹(WTF) 올해의 선수로도 선정됐다.
'태권얼짱' 이대훈이 1년만에 리우의 패배를 멋지게 설욕했다. 이대훈은 7일(한국시각) 러시아 모스크바의 CSKA 농구경기장에서 열린 2017년 월드태권도그랑프리 시리즈 마지막 날 남자 68㎏급 준결승에서 아부가우시에 19대7 완승을 거뒀다. 당초 6월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리턴매치가 예고됐지만 아부가우시가 4강에서 탈락하며 재대결이 무산됐다. 이대훈은 어렵게 성사된 이번 대결에서 한수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아부가우시를 제압했다.
기세를 탄 이대훈은 결승에서 알렉세이 데니센코(러시아)를 18대11로 제압했다. 이대훈은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통산 여섯 번째 금메달을 수집했다. 이 체급 최강자임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한편, 한국 선수끼리 결승에서 맞붙은 여자 57㎏급에서는 무주 세계선수권대회 최우수 여자 선수로 선정된 이아름(고양시청)이 김소희(삼성에스원)를 16대9로 꺾었다. 이아름은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첫 출전에서 금메달을 수확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갔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4개, 동메달 2개를 획득했다. 월드그랑프리 시리즈 두 번째 대회는 9월 22일부터 사흘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