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은 공의 속도를 줄여 타자의 타격 타이밍을 뺏는 구질이다. LA 다저스 류현진의 주무기로 알려지며 관심을 모은 바 있는 체인지업는 보통은 검지 중지 약지 등 손가락 세계를 공 위쪽에 두고 새끼손가락과 엄지를 공 아래쪽 부드러운 부분에서 만나도록 하는 그립을 쓴다.
하지만 두산 베어스 5선발 함덕주의 체인지업은 조금 다르다. 중지와 약지 사이를 많이 벌려 마치 '커터'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독특한 체인지업 그립 때문에 중계 때마다 해설위원들의 관심을 집중시킨다.
함덕주는 본인은 "어렸을 때부터 그렇게 던져서 그런지 그게 더 편하다"고 말한다. 이 체인지업의 구위가 좋으면 타자들을 꼼짝못하게 한다.
지난 6일 잠실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한 함덕주는 총 100개의 공을 던졌다. 이중 패스트볼이 50개, 체인지업이 33개였다. 함덕주의 체인지업은 이날 3회 특히 빛을 발했다. 4-2로 앞서던 3회 1사 1,2루에서 함덕주는 상대의 4번타자 양석환을 맞았다. 이날 포수 양의지는 함덕주에게 끈질기게 체인지업을 요구했다. 초구 체인지업은 볼이 됐고 2구와 3구도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으로 1B2S 상황이 됐다. 4구 다시 체인지업을 던져 볼이 됐지만 양의지는 5구도 다시 체인지업을 요구했다. 그리고 헛스윙을 얻어내 삼진으로 양석환을 돌려세웠다.
다음 타자 이형종에게도 초구 141㎞ 직구를 제외하곤 5개의 공을 모두 체인지업으로 던졌고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7⅔이닝 무실점으로 '인생투'로 꼽혔던 지난 6월 9일 울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도 체인지업의 덕을 톡톡히 봤다. 이날 함덕주는 총 120구를 던졌고 이중 55개가 체인지업이었다.
체인지업 제구가 되지 않는 날은 볼넷을 남발하고 제구가 되는 날은 삼진을 쏟아낸다. 6일 경기도 4회까지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가 5회 갑작스런 제구 난조로 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함덕주는 첫 풀타임 선발 시즌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5월 갑작스런 난조로 평균자책점이 6.10으로 치솟으며 한 번의 위기를 겪었고 8월 체력 저하로 다시 위기가 찾아왔다. 김태형 감독이 "체력이 떨어진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할 정도다. 허리 근육이 뭉치는 것도, 6일 경기에서 5회 갑작스런 제구력 난조에 빠진 것도 체력 문제가 크다. 함덕주 본인도 "아무래도 불펜에 있을 때보다 힘이 들긴 하다"며 "형들이 관리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풀타임 선발로 가는 길에 꼭 거쳐야하는 관문 같은 것이다. 체력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중도에 무너져 버리는 선발을 원하는 팀은 별로 없다. 그래서 함덕주에게는 완급조절이 중요하고 이 체인지업이 더 중요해졌다. 체인지업을 얼마나 일관되게 던질 수 있느냐가 함덕주의 선발로서의 성공가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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