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고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다.
새 둥지 찾기가 녹록지 않다. 강원FC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시즌까지 활용할 홈구장을 물색 중이지만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런 가운데 강원FC가 최근 춘천시에 20억원을 지원받는 조건으로 춘천 연고팀이 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는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강원FC가 사실상 춘천 연고의 시민구단으로 전환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춘천은 원주와 함께 영서 대표도시로 꼽힌다. 프로스포츠 경쟁에선 '농구도시'로 입지를 굳힌 원주 탓에 기를 펴지 못했다. 그러나 인구밀도와 수도권 접근성 등 여러 면에서 원주보다 잠재가치가 큰 프로스포츠 시장으로 꼽혔다. 관중동원 뿐만 아니라 마케팅을 통한 안정적인 수입을 원하는 강원FC에겐 강원도내 어떤 도시보다 탐을 낼 만한 곳이다.
행정, 운영 면에서도 춘천행의 장점이 상당하다. 춘천은 강원도 행정을 총괄하는 강원도청 뿐만 아니라 강원FC 최대주주인 강원도체육회의 소재지다. 강원FC는 2009년 창단 이래 도청, 체육회와의 소통을 위해 춘천사무소를 운영해왔다. 구단 행정 이전에 대한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유관단체와의 소통도 강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기장 문제를 일소할 수 있다. 춘천송암스포츠타운은 강원FC가 오랜기간 순회경기를 펼쳐온 곳이다. 경기장 운영에 대한 노하우가 쌓여 있다. K리그 개최를 위한 그라운드, 조명, 시설 등도 갖춰져 있기에 추가비용 투입의 부담도 사실상 없다. 이전이 결정되면 오는 10월부터 당장 활용이 가능하다.
물론 단점도 있다. 강원도는 영동, 영서의 지역정서 괴리가 큰 지역이다. 강원FC가 강릉에서 춘천으로 주연고지를 옮긴다는 것은 강릉, 속초 등 영동지역 팬들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순회경기가 대안이 될 수는 있으나 그동안 강릉 주연고 시절 춘천, 원주 순회경기 성적이 신통치 않았던 점을 되돌아봐야 한다. '축구도시'로 명성이 높았던 강릉의 열기가 꺼진 이유가 수 년간 크고 작은 잡음을 반복해온 강원FC의 문제였다는 점까지 감안하면 연고 변경보다 신뢰회복이 우선이라는 지적이다. 강원FC의 제안에 춘천시가 시의회, 시민단체 의견을 수렴하겠다면 한발 뺀 부분을 눈여겨봐야 한다.
일각에서 제시하는 시민구단 전환도 '자살골'이 될 위험이 높다. 경우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도민구단 타이틀을 떼고 춘천 단일연고에 운명을 걸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민구단 전환시엔 도민구단 타이틀을 내걸고 받아온 강원도내 지자체 및 기업 후원의 연계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춘천에서의 흥행이 신통치 않음을 이유로 연고 이전을 추친할 경우 지금과 같은 진통을 다시 겪을 것도 불보듯 뻔하다.
강원FC 서포터스 나르샤는 "강원FC는 도민 모두의 구단인 만큼 홈구장 이전과 관련된 문제는 예민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현 단계에서는 서포터즈 입장에서 홈구장 이전에 대해 어떤 의견을 내놓을 수 없다. 구단이 최선의 선택을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팬들의 믿음에 걸맞는 결과물을 내기 위해선 강원FC가 신중한 결정을 내려야 할 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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