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택시운전사'의 긴 여운, 엄태구가 한 몫했다.
개봉 10일만에 700만 관객을 불러 모으며 올해 첫 천만 영화 탄생의 기운을 내뿜고 있는 영화 '택시운전사'(장훔 감독, 더 램프 제작). 1980년 5월, 서울의 택시운전사 만섭(송강호)가 통금 전에 광주를 다녀오면 큰 돈을 준다는 말에 독일기자 피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아무것도 모른 채 광주로 향하는 이야기를 그리는 '택시운전사'는 가슴 아픈 역사를 바라보는 따뜻하고 진중한 시선과 송강호,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등 국보급 배우들의 열연에 힘 입어 영화가 끝난 후에도 관객에게 긴 여운을 남기고 있다.
특히 영화 말미 깜짝 등장한 엄태구는 '택시운전사'의 감동과 여운을 더욱 길고 짙게 만들고 있다. 엄태구가 연기하는 역할은 검문소에서 광주의 샛길을 지키고 있는 군인 박중사.
극중 박중사는 외국인을 태운 택시는 무조건 잡으라는 상부의 명령에 따라 샛길에서 광주를 빠져나가려는 만섭과 피터를 불러 세우는데, 이 장면은 러닝 타임 137분 중 가장 긴장감을 자아내는 장면이다. 엄태구는 이 장면에서 특유의 낮고 매력적인 목소리와 강렬한 눈빛만으로 긴장감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며 절대 잊을 수 없는 장면을 만들어냈고 관객의 예상을 벗어나는 행동과 선택으로(스포일러상 자세하게 서술할 순 없지만) 관객의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언론 시사회 이후 영화를 관람한 취재진과 영화 관계자들 역시 "엄태구의 출연 장면을 잊을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판타지처럼 보이는 이 장면은 영화를 위해 감독이 창조한 '허구'가 아니다. 故 힌츠페터 기자가 직접 증언한 실화. 앞서 '택시운전사' 언론시사회에서 연출을 맡은 장훈 감독은 박중사(언태구)의 캐릭터에 대해 "힌츠페터 기자님 말씀으로는 당시 군인이 알고도 자신과 김사복을 보내줬다. 당시에는 사람들이 모른 척하면서 도와주는 사람도 있었던 것 같다"며 "그런 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필름은 나오기 힘들었을 거다"고 설명한 바 있다.
smlee0326@sportshc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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