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은 체력소모가 걱정되는 계절이다. 특히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가 투수 투구수다.
투구수는 야구장 전광판, TV 중계 화면에 표시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기록이 됐다. 하지만 투수는 경기 중 투구수만큼만 던지는 게 아니다. 마운드에 올라가기 전 불펜에서도 힘차게 피칭을 한다.
불펜피칭에 대해 한국투수들은 "몸을 푼다"고 하고, 일본에서는 "어깨를 만든다"고 한다. 표현은 다르지만 등판을 위한 준비라는 뜻은 같다. 한국 투수들에게 몸을 풀 때 몇개의 공을 던지는지 물어보니, 자기만의 루틴이 있었다.
두산 이용찬은 몸 푸는 시간이 빠른 편이다. 이용찬은 "10개 정도 던지면 괜찮다"고 했다. 10개도 구종을 달리해서 던진다고 말했다. 이용찬은 "바깥쪽 직구 2개, 커브 2개, 몸쪽 직구 2개, 포크볼 2개 등 구종과 코스를 조절하면서 70~80%의 힘으로 던진다"고 설명했다. 불펜피칭은 단순한 준비운동이 아닌 컨디션과 감각을 체크하는 중요한 시간이다.
한화 정우람은 계절에 따라 공 개수가 다르다고 했다. 그는 "여름에는 15~20개, 그 외에는 20개 이상을 던져 땀을 많이 흘리려고 한다"며 "체인지업 5개, 슬라이더 몇 개, 바깥쪽 5개, 몸쪽 5개 이런 식으로 던진다"고 했다.
이용찬과 정우람은 한번 불펜피칭을 하고 바로 등판할 때 가장 컨디션이 좋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에 대역전극이 일어나기도 하고, 큰 점수가 나오는 일이 빈번한 한국야구에선 몸을 푼 뒤 경기 상황이 바뀌어 쉬었다가 또다시 몸을 풀어야 하는 일이 적지 않다. KIA 김세현은 "몇 차례 불펜피칭을 해야 하는 상황에선 힘으로 던지는 게 아니라 리듬을 중요시 해서 던진다"고 말했다.
한화 송창식은 불펜피칭 내용 공개를 꺼렸다. 송창식은 "불펜에서 20개 미만의 공을 던진다"고 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비밀이라고 했다. 이유를 묻자 송창식은 "불펜피칭 루틴은 피칭 스타일과 관련이 있다. 어떤 식으로 던지는 지는 선수를 그만둘 때 알려주겠다"며 웃었다.
KBO리그는 지난주부터 2연전으로 경기를 치르고 있다. 선수들의 이동에 대한 부담이 매우 크다. 이번에 만난 투수들은 모두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고 탁월한 자기 관리로 이 계절을 잘 극복하고 있다.
문제는 젊은 투수들이다. 이들도 불펜피칭에 대한 목표 의식이 있어야 하고, 코치도 잘 체크를 해야 갖고 있는 능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무로이 마사야 일본어판 한국프로야구 가이드북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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