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들 의사를 적극 반영해줘야죠."
KIA 타이거즈가 정규시즌 우승 도전 팔부능선을 넘었다. KIA는 16, 17일 열린 kt 위즈 2연전을 모두 이기며 시즌 81승 고지를 정복했다.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남은 11경기 충격적인 연패만 없다면 무난하게 우승이 가능하다.
그런데 김기태 감독과 이대진 투수코치 입장에서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계속 머리가 아플 듯 하다. 정규시즌 우승 확정이 돼도 말이다.
선발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선의의 경쟁 때문이다. 두 사람은 나란히 18승씩을 기록하고 있다. 양현종이 18승5패 평균자책점 3.61. 헥터는 18승4패 평균자책점 3.44다. 평균자책점의 경우는 kt 라이언 피어밴드가 3.04로 훌륭해 역전이 쉽지 않지만, 다승 경쟁은 사실상 두 선수의 경쟁이다.
일단 정규시즌 우승이 확정되기 전까지 두 사람은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에 투입된다. 양현종은 19일 SK 와이번스전 등판이 확정됐다. 헥터의 경우 22일 두산 베어스전 또는 23일 kt 위즈전 등판이 유력하다. 하루라도 빨리 우승을 확정짓는 게 여러모로 팀에 좋다. 문제는 우승 확정 이후다. 팀 입장에서는 1년 내내 가장 열심히 던진 두 투수에게 휴식도 주고싶고, 조금 여유롭게 등판 기회를 주고싶다. 하지만 투수 타이틀의 꽃, 다승왕 자리를 놓고 여기까지 왔는데 허무하게 포기할 프로 선수는 없다.
한 선수에게만 기회를 더 주고, 어떤 선수에게만 강한 팀 상대 기회를 몰아주면 나머지 선수가 삐칠 수 있다. 선수 감정이 상하면 절대 안된다. 양현종의 경우 19일 SK전을 던지면 4일 휴식 후 한화 이글스전에 나설 수 있다. 그리고 스케줄을 잘 맞추면 추석 연휴 kt 3연전 중 1경기 더 등판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헥터는 28일이 돼야 그 다음 등판이 가능하다. 그리고 kt 3연전이 있다. 일단, 스케줄 상으로는 양현종이 유리하다. 물론, 이는 선수들이 휴식 없이 계속 던진다는 가정 하에서다.
이에 대해 김기태 감독은 "일단 정규시즌 우승 확정까지는 정상적으로 간다. 이후 스케줄은 이대진 투수코치와 잘 상의해보겠다"고 했다. 이 코치 역시 "선수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려 한다"고 했다. 우승을 확정지으면 1달 정도의 휴식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선수들이 원한다면 충분히 등판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또 하나 걸리는 건 바로 20승 도전이다. 20승은 선발투수 최고 영예 중 하나다. 2승씩을 더해야 하는데 두 사람에게 주어질 기회는 2번 내지 아주 많아야 3번이다. 이대진 투수코치는 "20승을 만들기 위해 두 투수를 중간에 투입하는 등의 수를 쓸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건 선수들 자존심을 상하게 하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과연, 시즌 초반부터 마지막까지 이어진 양현종과 헥터의 집안 경쟁은 어떻게 마무리될까. 우승이 확정돼도 KIA 팬들은 끝까지 흥미롭게 경기를 지켜볼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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